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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언니가 돌아왔다 2018-01-07 22:46:41

언니가 돌아왔다 2008-11-03 1228

세상의 반이 남자라면 나머지 반은 여성이다. 그러나 여성의 역할은 내조자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어, 결국 역사는 남성들이 만든 전유물처럼 기록되었다. 동시대를 살았던 뛰어난 여성들이 단지 남성보다 뛰어나다는 이유만으로 질시 받았던 여인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역사의 뒤안길에는 역사를 바꿀 만큼 훌륭한 여인들이 참으로 많았다. 세상을 이끌었던 훌륭한 위인들을 낳고 기른 사람이 어머니란 이름을 가진 여성이었던 점을 우리는 기억해야할 것이다. 여성을 드러내며 여성을 알아달라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 자신의 가치를 높일 전문분야를 가정과 육아를 위한 명목 하에 접게 되는 경우가 많아 그것이 아쉬워 소리내어보는 것이다.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여성들의 사회활동 범위가 점차 늘고 전문여성들의 능력이 남성들 영역에서까지 발휘되고 있지만, 뿌리 깊은 남성우월주의 하에 아직 전근대적인 여성성이 남아있거나 그것이 강요되어지는 모습을 사회 곳곳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2008년은 신여성으로서 근대 여성미술의 문을 연 나혜석 작가가 작고한지 6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았다. 이에 경기미술관에서는 11월30일까지 “언니가 돌아왔다(Eonni is back)”라는 제목의 미술 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 전시회는 우리 여성들의 사회적인 역할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 주목되는 전시회라 할 것이다. 경기도가 배출한 근대여성미술의 첫 여성작가 나혜석과 현대 페미니즘 미술의 개척자인 윤석남을 중심으로 한국여성화단을 질적 양적으로 팽창시키고 있는 화가 26명으로 구성된 전시회로 여성의 역할에 대해 깊이 성찰해볼 수 있는 계기이므로 더욱 의미가 깊다.

여기서 ‘언니’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은 언니란 단어는 세대와 연령을 초월해 부르는 것으로 여성성과 여성상의 의미를 넓게 인식할 수 있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21세기 여성상으로 이번 전시회가 내세우는 언니의 개념은 과거 초원의 유목민이 아닌 디지털 시대의 유목민으로서 21세기 신 모계사회를 형성한다는 뜻의 우마드(Womad)와, 남성적 사관으로 집약된 역사에 맞서 그녀들의 역사를 당당히 주장하고 기술해 나가려는 허스토리(Herstory), 사회적 제도와 관습에 공공성과 여성성의 맥락을 부여하는 우피 골드버그가 출연한 동명의 영화에서 따온 시스터 액트(Sister Act), 특정시대 캐릭터로 능동적이며 활달한 태도의 욕망과 환상을 떨쳐내는 팜므파탈(Femme Fatale)로 집약되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전시회에서 내세우는 언니의 개념은 남녀분리주의나 여성중심주의를 표방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여성 주체적인 시각 및 여성 고유의 음성으로 사회와 세계에 대해 발언하는 것으로, 여성의 사회적인 역할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자 함에 있다. 이는 여성의 사회적인 참여가 늘어가고 있는 이때 참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라 여겨져 깊은 감동을 받았다. 이러한 역할이 바로 여성들의 가치를 높이고 세상을 이끌어가는 여성 리더로서의 역할일 것이다.

이 전시회를 통해 여성들이 자신의 개체를 찾고 사회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바람직한 여성의 역할을 제대로 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지금까지 입어왔던 여성들이 받은 상처에 대한 치유의 길은 언니로 돌아와 누군가 해주기를 바라지 말고 스스로 자신의 주체를 찾아가야할 것이라 생각한다. 즉, 여성성을 나타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자신의 개성과 자기정체성을 찾아가는 일에 집중해야할 것이다. 남성이냐 여성이냐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점점 의식이 깨어나고 있는 우리 여성들의 말없는 실천을 보며 21세기는 머지않아 남녀 동등한 사회적 역할이 이루어질 것이라 기대한다. 초경쟁의 시대, 승리자는 없다. 남녀가 함께 선의의 경쟁을 하며 품위 있는 사회,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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