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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무더위를 식혀줄 지란지교(芝蘭之交) 2018-01-14 17:34:58

무더위를 식혀줄 지란지교(芝蘭之交)              2014-07-16 1333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조금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을 마음 놓고 열어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이야기를 주고받아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 질수 있으랴.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다.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변함이 없는 사람,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그는 잘 생길 필요도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때로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을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하게 맞장구를 쳐주고 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 지면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내용은 유안진님의 ‘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꾸며’의 전문이다.

정말 허물없이 보고 싶어지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행운 중의 하나라고 할 것이다.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해 점점 더 인심이 각박해지고 이기적으로 변모하는 세상에 마음을 터놓고 흉허물 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을 주 고 받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그 사람은 성공한 사람일 것이다. 지란지교(芝蘭之交)의 뜻을 풀어보면 지초(芝草)와 난초같이 향기로운 사귐이라는 뜻으로, 맑고도 높은 벗 사귐을 의미한다. 지초와 난초는 둘 다 향기로운 꽃으로, 지란지교는 곧 지초와 난초처럼 맑고 깨끗하고 향기로운 만큼 그것이 변하지 않고 은은하다하여 두터운 벗 의 사귐을 일컫는 말로《명심보감(明心寶鑑)》〈교우(交友)〉편에 나오는 내용이다.

‘공자(孔子)는 “선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지초와 난초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고 하였으며, 그것이 오래되면 향기를 맡지 못한다고 하였다. 그것은 그 향기에 동화되기 때문이다. 결국 향기로운 사람과 함께 있으면 향기로운 사람이 된다는 것을 말한다. 그에 반해 선하지 못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치 절인 생선가게에 들어간 것과 같고, 오래되면 그 악취를 맡지 못하게 되는데 그것 또한 그 냄새에 동화되기 때문이다.  붉은 주사를 가지고 있으면 붉어지고, 검은 옻을 가지고 있으면 검어지게 되니, 군자는 반드시 함께 있는 자를 삼가야 한다.”라고 말하였다.’친구를 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같은 무리끼리 사귄다는 ‘유유상종(類類相從)’! 향기 나는 사람은 향기 나는 사람들과 어울리기 때문이다.

최근 감성이 중시되면서 쇠처럼 단단하고 난초(蘭草) 향기처럼 그윽한 사귐의 의리를 맺는다는 뜻을 가진 금란지계(金蘭之契)라는 단어와 지초(芝草)와 난초같이 향기로운 사귐이란 뜻의 지란지교(芝蘭之交)라는 고사성어가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사이좋은 벗끼리 마음을 합치면 단단한 쇠도 자를 수 있고, 우정(友情)의 아름다움은 난의 향기와 같아 매우 향기롭고 친밀(親密)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서 우리의 가슴에 더 많이 와 닿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에게 언제 어디서나 전화를 걸어서 만나자고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그런 친구가 있기를 바라기 전에 나는 누구에게 그런 친구였는지를 생각해 본다. 무더운 한여름이 시작되자 한줄기 무더운 열기를 식혀 줄 소나기 같은 친구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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