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위대한 방정식              2014-09-16 1049

누군가로부터 “당신은 내 모든 존재의 이유”라는 진심어린 고백을 듣는다면.

미국의 유명한 정신분석학자 칼 메닝거는 ‘사랑은 사람을 치료한다. 사랑을 주고받는 사람 모두를 치료한다’라고 하였고, 헤르만 헤세는 ‘사랑은 우리가 고뇌와 인내에서 얼마만큼 견딜 수 있는가를 시험한다.’라고 했으며, H.D. 도로우는 ‘사랑의 치료법은 더욱 사랑하는 것밖에는 없다’는 말을 남겼다. 이처럼 사랑의 위대함을 찬양하는 문구는 차고 넘친다. 그런데 사랑은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다. 형체 없이 그저 말만 떠돌 뿐이다.

그러나 사랑을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사랑은 암도 이겨낼 만큼 매우 강력한 치료제이며 삶의 희망이라는 것을. 죽음은 물론 병마에 시달리거나 지탱하기 어려울 만큼 삶이 힘들 때 우리를 견디게 하고 극복하게 하는 그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을. 결국 사랑은 기적을 일으킬 수도 만병 치료의 묘약이 될 수도 있음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상황은 물론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딸아이와 정말 많이 부딪혔다. 영리하여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아이가 한번 꼬이기 시작하자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빗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서로를 상처내기에 바빴고 아이는 정신질환을 앓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함께 보게 된 <뷰티풀 마인드>라는 영화를 통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였고 딸아이를 껴안으며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꺼억꺼억 소리 내어 울며 사과를 했다. 그러자 멀게만 느껴졌던 딸아이와 거리감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딸아이를 온전하게 사랑하지 못했음을 반성하는 엄마의 진심어린 사과와 사랑을 느낀 딸아이는 조금씩 치유되기 시작했고 이제는 더없이 사랑스러운 아이가 되어 정상으로 돌아왔다. 사랑의 위대함을 직접 체험한 우리는 더없이 다정한 모녀가 되었다. 칼 메닝거의 ‘사랑은 사랑을 주고받는 사람 모두를 치료한다’라는 말을 우리는 직접 체험한 것이다.

<뷰티풀 마인드>는 1994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제2의 아인슈타인이라고 불린 천재 수학자 존 내쉬(John Nash, US)의 삶을 그린 영화다. 그는 천재였으나 외골수적인 기질로 인해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아 피해망상, 환청, 정서적인 둔감 등의 증상과 더불어 사회적 기능장애를 나타내는 정신분열증을 앓게 되었다. 그러면서 정신이 피폐해져서 자신의 아이와 아내를 죽이려고까지 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고 게임이론을 통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되었는데 그 뒤에는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헌신적인 아내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99%의 사랑과 1%의 영감이 빚어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재’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다.

영화는 프린스턴 대학에서 균형이론을 발견하고 학계의 스타가 되는 과정과 소련의 암호해독 프로젝트에 투입된 이후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피해망상증을 겪으며 정신병을 앓게 되는 이야기, 그리고 정신분열증을 겪는 동안 곁을 지켜주던 아내 엘리샤의 눈물겨운 사랑이야기로 전개된다. 결국 아내의 헌신적인 사랑 때문에 정신질환을 극복하고 노벨경제학상까지 수상하게 된 그는 상을 수상하며 “무엇이 진정한 논리이고 누가 이성을 결정하는가? 나의 커리어는 물론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은 어떠한 논리나 이성을 이기는 것은 ‘사랑’이라는 신비한 방정식이다.”라고 하였고 그리고 아내를 향해 “당신은 내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내 삶의 모든 이유”라고 말했다.

엘리샤의 눈물겹도록 헌신적인 사랑! 그것이 사랑이라는 신화를 포장하기 위한 영화적인 노력, 즉 복선인 줄 알면서도 실제 사랑의 위대함은 영화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 곳곳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더더욱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뷰티풀 마인드>는 사랑은 묘약이고 명약임을 믿고 싶은 사람들의 환상을 여지없이 충족시켜주는 영화였다. 영화를 통해 위대한 사랑이 무엇인지 그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고 딸아이와의 관계가 완전히 개선되었다. 세상을 살맛나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최고의 가치는 결국 사랑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