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글 읽기
제목 앉은뱅이와 장님 이야기 2018-01-13 12:16:54

앉은뱅이와 장님 이야기   2010-05-19 1523

옛날 옛날, 아주 가난한 집에 장님과 앉은뱅이가 살았다. 두 사람은 장애를 가진 만큼 먹고 살기가 많이 힘들었다. 살아갈 방도를 찾던 중, 서로가 가진 장점을 합하여 동냥을 하자고 합의했다. 장님은 앞은 보지 못하지만 건강한 두 다리가 있고 앉은뱅이는 건강한 눈을 가졌지만 다리를 움직일 수 없으니 장님이 앉은뱅이를 업고 앉은뱅이가 지시하는 데로 걸음을 옮겨 동냥을 하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하여 두 사람은 허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그런데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자 문득 앞을 볼 수 있는 앉은뱅이는 욕심이 났다.

‘장님은 앞을 볼 수 없으니 음식을 나눌 때 내가 좀 더 많이 먹어도 알지 못하겠군.’

그런 약은 생각을 한 앉은뱅이는 동냥한 음식의 4분의 1만 장님에게 나눠 주고 나머지는 자신이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여름을 나고 가을을 지나 겨울이 왔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항상 적은 양으로 근근이 허기만 모면할 정도 밖에 먹지 못했던 장님은 몸이 극도로 쇠약해진 것이다. 그러나 앉아서 굶어죽을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많이 쇠약해진 몸으로 더 많이 먹어 비대해진 앉은뱅이를 업고 다시 동냥을 나갔다. 그런데 그만 다리에 힘이 빠진 장님은 눈길에 미끄러져서 넘어지고 말았다. 장님은 앞을 볼 수 없고, 앉은뱅이는 걸을 수 없어 결국 두 사람은 추운 겨울날 모두 얼어 죽고 말았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욕심이다. 욕심이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자폭하는 일이라는 뜻을 내포한 이 이야기를 우리는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봐야할 것이다.

얼마 전, 우리 국민 모두를 참으로 슬프게 했던 천안함 피격 사건도 이 야야기와 결부 시키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6월 2일의 지방자치단체 선거와 관련하여 상대 후보들과의 치열한 경쟁 또한 이 이야기를 비껴갈 수는 없다.

천암함 사건은 천안함에서 검출된 화약이 북한의 어뢰 성분과 동일함이 드러났다. 이에 주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전혀 상황 파악을 못 하던 장님은 북한의 모습과 비슷하고,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챙기려다 더 큰 손실을 얻게 된 앉은뱅이는 남한의 모습과 비슷하다. 또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클링턴 힐러리를 포용하여 정치권이 순항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우리의 현 정부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사이가 장님과 앉은뱅이 모습과 비슷하지 않은가.

필자는 여기서 정치나 통일이라는 거창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필자의 눈에 그저 대의를 위한다는 명목 하에 사사로운 욕심이 들어가 있음이 느껴져 이를 안타깝게 여겨 이야기해보는 것이다.

이번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는 여권 바람이 만만치 않다. 특히 리더십을 가진 모두가 내노라 하는 많은 여성들이 대거 참여했지만 과연 남성과 동등한 경쟁이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의문이다. 물론 국민들의 의식이 옛날과는 다르게 많이 높아졌다. 국민의 의식수준을 함부로 보았다가는 큰 코 다치는 일이 다반사가 될 만큼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진 상황인데도 여성들이 지방자체단체장으로 선출되기가 힘든 것은 우리 여성들이 여성들을 지지하는 비율이 매우 낮다는데 있다. 또한 같은 여성으로서 최고 자리라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같은 여성들의 손을 잡아 이끌어주지 못하는 현실 또한 발목을 잡는다. 이것은 양성평등을 외치면서도 우리 여성들의 마인드가 아직 많이 부족함을 보여주는 현실이다.

정치나 사회단체 일에는 별 관심이 없어 귀 귀울이지도 않지만 얼마 전 1990년대 초 유명한 문학지에 소설로 등단한 소설가 한 분을 만나 이야기를 듣던 중 또 한 번 여성의 질투심에 좌절했을 한 여성 후보자의 마음이 내 일처럼 느껴져 가슴이 아팠다.

그분은 소설로는 밥벌이가 안 되어 시민단체 일을 시작했다. 그는 워낙 청렴결백하고 똑똑한 사람이라 이런 사람이 시의원을 해야겠구나 싶었던 시민단체 회원들로부터 신뢰를 얻어 시의원으로 나가라는 권유를 받고 시의원에 출마했다. 그리고 시의원에 당선되고, 내쳐 시의장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그 이야기는 다른 작가들은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이어서 필자에게만 고백으로 들렸던 것이다. 도무지 정치를 할 분이 아니라는 생각에 그렇게 사교성이 좋으냐고 묻자 자신은 자신이 살고 있는 앞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시의원이 된 것도 시의원 후보 등록을 3일 남겨놓고 하였으며, 제한 된 선거 운동 기간인 15일간 선거 운동을 하고 당선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 분은 시의원에 출마하라는 권유를 받으면서 농담으로 받아‘당장 내일 먹을 끼닛거리도 없는데 무슨 돈이 있어 시의원을 나간단 말이요. 농담도 그런 농담하지 마시오.’라고 했는데 시민단체 일을 함께 하던 분들이 밀어주겠다고 하더니 몇 백만 원씩 십시일반하여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경선을 벌이게 된 사람은 단 두 명으로 상대방은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교 법대를 나온 아주 똑똑한 여성 후보였다. 그녀는 이력으로 보나 명성으로 보나 경쟁조차 안 되는 상대여서 내가 뭔가에 홀렸지 하는 생각에 3일을 갈등했다고 한다. 그러나 밀어 준 사람들의 성의에 보답하려면 이렇게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 잡고 선거운동을 시작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당선이었다고 했다. 선거 운동을 하며 마지막 5일 정도를 남긴 상태에서는 자신이 당선될 것 같다는 분위기를 읽게 되더라는 것이다.

당선에 큰 힘을 실어준 사람들은 바로 여성 유권자들이었다. 결론은 같은 여성이면서도 여성 후보자를 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그 이야기를 들으며 필자는 같은 여성으로서 가슴이 아팠다.

그 때 지난 해 겪었던 또 다른 슬픈 기억이 되살아났다. 역시 어떤 한 단체의 장을 뽑으면서 최종 결정권에서 여성 의원 한 사람이 백기를 들어 결국 남성이 기관장으로 발탁되었던 일이다. 근거는 없지만 소문이 무성한 것으로 보아 필자는 아닌 땐 굴뚝에 연기 날 일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멋진 여성 리더란, 동성인 여성들에 대한 경계를 없애고 아름다운 동행, 아름다운 경쟁을 할 수 있는 여성일 것이다. 공적인 일에서 여성의 질투는 자신을 파멸시키는 일이다. 화약을 지고 불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은 위험한 일임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양성평등을 외치기 이전 우리 여성들의 마인드를 좀 더 키워야하는 것이 우리 여성들의 우선 과제이다. 우리 여성들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그것이 같은 여성들에 대한 질투로 사장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facebook twitter hms

글 읽기
이전 여자도 사람이로세 2018-01-13 12:14:45
다음 앉은뱅이와 장님 이야기 댓글 2018-01-13 12:31:5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