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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도덕의 부재 2018-01-14 14:21:20

도덕의 부재            2 011-11-01          1178

지난해 번역되어 출간된 하버드대 정치학 교수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는 아직도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흥미를 자극하는 통속소설도 아니고,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재테크 관련 내용도 아니며, 성공과도 관련이 없는 인문학 서적을 많은 사람들이 읽는다는 것은 우리 국민의 지적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아 매우 흐뭇한 마음이 든다. 그러나 한편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정의에 목말랐으면 이러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까하는 생각이 들어 쓸쓸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렇다면 정의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로 보면 ‘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이며, 한자로 보면 바를 정(正)과 옳을 의(義)자를 써서 바르고 옳음을 뜻한다. 조금 더 자세히 들어가면 ‘질서 정립, 특히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고 유지하는 기능을 가진 원리’라고 설명할 수 있다. 플라톤은 정의를 ‘덕목, 즉 윤리적 원리’로 파악했다. 이처럼 정의를 말로 하면 참으로 쉽다. 정의롭게, 즉 올바르게 행동하면 질서가 잡히고 삶의 균형 또한 이루어질 테니 말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사는 사회가 과연 정의로운 사회라고 생각하는 이는 얼마나 될까. 연일 터지는 고위층 비리와 공무원의 부패, 대기업의 담합 등 불의에 관한 사건 사고는 이제 일상적인 것이 되고 있지 않은가. 정의의 실종은 도덕의 부재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도덕이라는 뿌리가 없는데 어찌 정의라는 꽃을 피울 수 있겠는가.

우리는 어려서부터 가정과 학교 그리고 책을 통해 ‘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배워 왔다. 초등학교 때는 ‘도덕’ 또는 ‘바른 생활’이라는 이름의, 중고등학교 때는 ‘윤리’라는 과목이 있었다. 학생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기본적인 소양 중에 필수 덕목인 ‘도덕’을 강조했음을 알 수 있다. 도덕은 개인적 개념이고, 정의는 보편적이고 공적인 개념이다. 정의는 도덕을 포괄하고, 도덕은 정의의 근간이다. 도덕은 배려에 다름 아니다. 나보다 남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추면 도덕적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의 실태는 어떤가. 식당에서 뛰어다니는 아이를 야단치면 아이의 부모가 눈을 부라리고, 버스나 지하철에서 큰소리로 휴대전화를 하는 사람에게 주의를 주면 싸움을 하게 된다. 오죽하면 ‘개똥녀’나 ‘무개념남’ 같은 용어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겠는가?

그러한 행동은 예전에는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었지만 오늘날에는 그렇지도 않다. 명문대생의 여학생 성추행 사건이나, 청백리의 표상이 되어야 할 감사원 직원들의 비리를 보더라도 도덕심은 지식이나 지위 고하와는 무관한 것이 되고 말았다.

우리가 경제대국으로 가는 동안, 우리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데 가장 기본인 도덕과 양심이 실종된 것이다. 도덕의 부재는 사회의 근간을 흔든다. 도덕은 외적인 강제력이 아닌 내면적 원리가 적용되는 것으로 도덕이 무너진 사회는 법이 난무하고 법은 인간의 생명까지 심판하게 된다. 이것은 도덕의 부재에서 오는 현상이며 따라서 도덕과 행복은 비례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도덕은 우리 사회의 병리를 치유할 수 있는 것으로 귀결되며 사회를 지탱하는 기둥일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도덕은 이기적인 욕망에서 벗어나 주변을 돌아보고 배려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해 주므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행복한 삶, 이익이 되는 삶을 가능하게 한다. 우리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도덕적 관점에서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므로 인정이 넘치고 화목한 사회를 만드는 기초이며 모든 사람들이 삶의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는 사회를 위한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잃어버린 도덕성을 회복하는 일일 것이다. 도덕 교육은 가정, 학교, 사회 모두가 책임져야 할 것이다. 그것을 위해 가장 먼저 솔선수범해야할 사람들은 사회에서 활동하는 기성세대로 양심에 거리낌 없는 윤리적인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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