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고교 직업선택의 십계명              2011-10-18 1279

어느 모임에서 교육자로 은퇴하신 어르신 한 분이 우리나라 최고의 고등학교가 어디인지 아느냐고 질문하셨다. 나름 최고의 명문이라고 생각하는 고등학교를 이름 올렸지만 모두 아니라고 하시더니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고교는 거창고등학교라고 하셨다. 그리고 이유를 말씀하셨다. 그 이유는 강당 뒤편에 걸려있는 직업선택의 십계명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정신이 올바르게 무장되었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그 십계명은,

“일,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이,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삼,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사,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곳은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오.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육.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칠. 사회적 존경 같은 건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팔. 한 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구.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를 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십.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였다.

십계명을 듣는 순간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도 좀 더 나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자신의 생각보다 월급이 적다거나 많은 사람이 기피하는 3D 직종은 쳐다보지 조차 않는 요즈음 분위기를 감안하면 현실성이 없는 내용들이지만 제일주의, 황금만능주의,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대단한 가르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창고교 재학생들은 재학기간 중 이 십계명을 머리와 가슴에 품고 공부를 하며 졸업생들 역시 이 십계명을 품고 대학으로 진학하고 사회에 나가게 되는데 자신이 맡은 역할을 누구보다 훌륭하게 수행한다고 했다. 그러므로 거창고교생들과 졸업생들은 이 십계명을 금과옥조로 삼고 있다고 하셨다. 추가로 중요한 것은 글귀가 아니라 글 속에 내포하고 있는 정신이며 나 자신이 소중한 만큼 남도 소중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가치가 얼마나 큰 것인지에 대한 진리를 학생들 스스로 익혀 가도록 하는 것이었다. 결국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역할을 스스로 갖추고 스스로 찾아가야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게 되면 그것은 자신감과 자부심이 되고 더 나아가 퀄리티 즉 몸값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전 졸업생들은 이 십계명을 가슴에 품고 자신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을 찾아가 일을 하므로 불만을 갖지 않고 그곳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느 순간 여기저기서 스카웃 제의가 온다는 것이다. 이 직업 선택의 십계명을 만드신 교장선생님이 의도하신 바는 ‘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를 가르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와 같은 의도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을 위하고 국가를 위하는 것인 만큼 이러한 교육을 받고 자란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과 사회 적응력은 100%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큰 영향을 미쳤으며 리더십에서도 차별성을 보인다고 한다. 거창고교 졸업생들은 모든 것을 웃음으로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어내고 부정적인 꾸지람보다는, 긍정적인 말로 인간관계를 맺는 인간적인 매력으로 사람들을 대하여 많은 사람들과 친형제 자매처럼 자연스럽게 친해지며 두려움이 없다는 것 등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특히 자신이 무엇을 하든 자신감을 갖고 있고 행복해 한다는 것이다. 어떤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도록 교육하였기 때문이다. 즉 사회가 나를 필요로 하게 만드는 개척, 봉사, 희생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용기와 신념을 갖도록 했던 것이다.

필자와 함께 하는 직원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키우면 회사발전은 물론 자신이 발전한다. 그것은 주인의식이다.’라고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늘 메아리되어 돌아오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픈데 얼마 전 해외영업을 하는 조카가 회사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며 하소연을 했다. 열심히 들어준 후 거창고등학교의 십계명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러자 뭔가 깨달음이 왔는지 그 내용을 메일로 보내달라고 하기에 인터넷 검색에서 거창고등학교 십계명을 찾아보라고 하였다. 그 후 조카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열심히 일한다며 고맙다는 전화를 했다. 그 전화를 받은 이후 필자는 그 내용을 프린트해 다니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개개인이 어떤 가치관을 갖고 사는가 하는 것은 개인의 발전은 물론 나라의 발전과 직결되는 만큼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