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글 읽기
제목 김소월 아프리카에 가다 2018-01-14 14:18:22

김소월 아프리카에 가다    2011-10-13 1345

제565회 한글날 특집극이었던 ‘김소월, 아프리카에 가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한국의 세계화를 느끼며 한글의 우수성과 위대함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콩고의 고마에 있는 한 대학 게시판에 ‘김소월의 시를 번역하시오’라는 오디션 대자보가 붙었다. 김소월의 대표 시 <엄마야 누나야> 해석을 시작으로 한국 대표 시인들의 시를 번역하고 그 의미를 풀어내는 오디션을 통해 최종 우승자 한 팀(2명)에게 대구대학에서 제공하는 1년간의 어학연수 기회가 주어진다. 콩고 대학생들에게 한국어학연수는 과거 1960년대 우리나라 대학생들에게 주어졌던 미국행 유학티켓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한국의 대기업들이 콩고에 진출하면서 한국을 선망하게 된 그들에게 한국행 비행기 표는 그들의 미래를 보장해주는 티켓인 것이다.

한국어학연수는 이제 그들의 로망이므로 연수 티켓을 따기 위해 한국의 짙은 향토성과 한을 노래한 김소월의 명시 <엄마야 누나야>를 나름대로 해석하고 발표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한국을 이해하기에 더 없이 좋은 기획이 돋보이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글을 알리고 사용하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의 문학과 문화를 동시에 알 릴 수 있도록 기획된 한글날 특집은 아프리카 대학생들과의 소통을 이끌어냈다.

고마는 수단과 알제리에 이어 아프리카에서 세 번째 넓은 영토를 가진 민주공화국인 콩고 동쪽 끝에 위치하는 지역으로 내전이 끝난 지 얼마 안 되어 도시 대부분이 폐허이다. 하지만 고마의 대학생들은 자국의 발전을 위해 선진국으로의 유학을 꿈꾸고 있어 희망이 가득한 나라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콩고의 대학생들은 한국이 강점기를 거치면서 고통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갖고 있었기에 식민지를 벗어나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나라도 희망을 가지고 있기에 발전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들이 한국을 동경하는 것은 강점기 근대화의 과정에서 제국주의 식민통치를 겪은 공통의 역사 때문일 것이다. 학생들은 밝은 내용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통이 느껴진다고 하는 등 김소월의 시를 거의 완벽하게 이해하였다. 김소월은 역사이고 역사는 시로 이어졌음을 그들은 간파했던 것이다. 그들의 시 해석을 통해 시의 정서는 국가와 이념을 초월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며, 함축된 시가 전하는 또 다른 정서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소통이었다. 문학의 위대한 힘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최종심사에서 세 팀 6명에게 한국시인의 새로운 시를 선택하여 해석하고, 그 내용을 영상으로 만드는 과제가 주어졌다. 세 편의 시는 김용택 시인의 <콩, 너는 죽었다>와 천상병 시인의 <귀천> 그리고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였다. 최종심사인만큼 한국인보다 더 깊은 이해로 해석되어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아프리카는 문맹률이 가장 높으면서도 노벨문학상을 4번이나 배출한 저력을 갖고 있지만 유럽의 오랜 식민통치를 겪으면서 그들은 그들 고유의 문자를 잃어버렸다. 그러나 우리는 노벨문학상은 수상하지 못했지만 우리의 고유문자인 한글을 지켜왔으므로 전 세계에서 자국의 언어를 가진 나라 28개국 중 로마자나 한자의 변형이 아닌 고유의 언어를 가진 나라 6개국 안에 든 것이다. 고유의 문자를 갖는다는 것이 그 민족의 정서를 대변하고 나아가 그 사회를 존속시키는 힘이 됨을 우리의 시문학을 접한 아프리카 젊은 인재들의 감성과 지성 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들의 시선을 통해 한글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한국문학과 문화를 재조명할 수 있었다.

80년 식민통치로 불란서어와 영어를 쓰게 된 콩고의 언어와 문자가 사라진 만큼 그들에게 고유의 문자를 지닌 한국은 더더욱 동경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한국의 시를 이해하며 한글을 익히는 그들을 통해 우리 한글의 우수함과 고유문자를 지닌 민족이라는 자부심을 한껏 누릴 수 있었다. 한 민족의 고유문자는 단순한 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그 민족의 정신적 유산을 형성하는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한 사회의 문화는 공감에서 시작된다. 문자는 그 공감을 사람과 사람사이로 실어 나른다. 문자와 문화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소통에 있다.

 

facebook twitter hms

글 읽기
이전 일주일 간격의 비보 2018-01-14 14:15:09
다음 거창고교 직업선택의 십계명 2018-01-14 14:19:56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