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글 읽기
제목 독서와 햇볕 2018-01-14 17:39:17

독서와 햇볕               2014-11-05 834

얼마 전 대학원에 재학 중인 73세 어른을 뵈었다. 그분은 얼굴 모습 등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50대 후반이고 눈빛은 꿈을 향해 달리고 있는 20대 소년 같이 맑고 선명하여 빛이 났다. 본인이 나이를 밝히기 전까지 그 나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분은 정년 후약 500권 이상의 책을 읽었고 책속에서 길을 찾아 지금 현재 대학원에서 마지막 학기 논문 최종 심사를 앞두고 계셨다. 연세가 있는데 공부가 어렵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뇌는 쓰면 쓸수록 좋아진다고 하시며 새로운 도전에 나이는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하셨다. 공직에 계셨던 그 분은 정년 후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자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시작했는데 그 중 하나가 책 읽기였다. 그래서 정년 퇴임식 다음날부터 집 근처 시립도서관으로 출근을 하였다.

“도서관은 나의 훌륭한 서재였지. 내가 무엇을 읽을 것인가 고민하거나 여기저기 찾아다니지 않아도 문학이면 문학, 철학이면 철학, 고전이면 고전으로 잘 분류된 색인 안내판이 나를 인도해주었고 그곳에 있는 책들과 친구가 되었으니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 종일 스마일이 되어 다녔지. 그렇게 책 속에 묻혀 낮 시간을 보내고 어스름이 저녁 어둠이 내려앉으면 책을 대여해서 귀가하고 그러면 아내가 반겨주었지. 퇴직 후 집안에 틀어박혀 있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했을 텐데, 내가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돌아오니 그것을 더 없이 좋아라고 합디다. 덕분에 부부 금술도 더 좋아졌어요. 허허허!”

그분은 몹시 쑥스러워 하시면서도 정년 후 돈벌이를 하지 않는데도 지청구 한마디 없는 아내를 은근히 자랑하고 계셨다. 소년 같은 선한 눈빛에 소탈하고 솔직한 모습은 처음 뵙는 분인데도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지인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공부를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책을 읽기 시작한 지 약 3개월 정도가 지난 어느 날 자신에게 변화가 느껴졌기 때문에 용기를 낸 것이라고 하셨다. 그것은 바로 기억력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남들은 치매를 걱정하는데 자신은 머리가 맑아지고 읽었던 책의 내용이 선명하게 머리에 남더라는 것이다. 그 원인이 무엇인가 생각해보니 그 첫 번째 이유는 책 읽기이고 두 번째는 약 2시간에 한 번씩 도서관 밖으로 나가서 기분 좋게 30분 정도 햇볕을 쬔 덕분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용기를 준 것은 80세에 <파우스트>를 쓰기 시작하여 82세에 완성한 독일의 문호 괴테와, 80세에 그리스어를 배우기 시작한 로마의 정치가 카토였다. 그리 좋은 머리는 아닌데 대학에서의 성적도 우수한 편이라고 하셨다. 그분은 자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과 책 읽기의 중요성과 그리고 햇볕을 통해 받는 비타민 D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싶어 하셨던 것이다. 햇볕에서 얻는 비타민 D는 성장발육을 도와주기도 하지만 치매예방과 암 예방은 물론 기억력을 좋아지게 하며 먹는 비타민 D보다 그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지금 대학에서 유능한 교수로 인정받고 있는 조카가 생각났다. 어린 시절 고모는 당신의 외아들이 덧셈 뺄셈을 잘 하지 못한다고 지능이 낮은 것 아니냐고 한걱정을 하셨다. 그런 조카는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우리는 머리가 늦게 트인 경우라고 단정하였다. 그런데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모 댁에 가면 항상 책을 읽고 있는 조카를 발견했던 것이 기억났다. 고모는 머리가 나쁘면 책이라도 많이 읽어야한다고 책과 친해지도록 하셨던 것이다. 필자 주변을 봐도 책을 많이 읽는 친구들은 모두 다 지능이 높다. 결국 책을 많이 읽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그것은 어른이 되어서도 가능하다는 사실! 그것은 최근 기억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필자에게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어르신을 뵌 그날은 여러 가지 많은 생각을 하느라 잠을 뒤척였다.

첨단과학의 시대! 과학화로 인한 편리함이 더해지고 이에 연구자들을 제외한 사람들은 머리 쓸 일이 점점 줄어들어 치매와 비만 등 여러 질병들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것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필요한 명약 중 하나가 독서이고 눈 뜨는 무료로 내리 쬐이는 햇볕이라는 말 아닌가.

facebook twitter hms

글 읽기
이전 가을을 풍성하게 해 줄 『마윈처럼 생각하라』 2018-01-14 17:38:06
다음 비타민-V! 2018-01-14 17:41:37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