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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잘사는 것과 부자로 사는 것 2018-01-06 21:16:03

2006-12-14 1363

한해가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사람들은 저마다 한해를 돌아보며 아쉬움에 젖기도 하고 어떤 이는 새해에는 좀 더 희망적이기를 바라며 얼마 남지 않은 날수지만 어서 빨리 지나갔으면 하기도 한다. 결국 모든 것은 잘살았느냐 못살았느냐하는 여유로 인해 갈리는 마음들일 것이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잘살았다는 것은 무엇일까? 돈이 많아서 부자로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재산이 50억원인 사람과 2억 원 정도인 사람 중 누가 더 부자인가? 누구나 50억원이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50억원인 사람의 한달 생활비는 50만원이고, 2억원인 사람의 한달 생활비는 200만원이라고 해보자. 이럴 때는 누가 더 부자일까? 그리고 50억원인 사람은 가까운 친구나 친척도 없이 외롭게 사는 반면 3억원인 사람은 주위에 많은 지인들을 두고 여기저기서 불러주는 사람이라면 과연 누가 더 부자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부자라는 개념은 많이 잘못되어있다는 지적이 나올 법도 하다. 어린시절부터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부자라는 개념은 돈이 많은 사람으로 인식해왔다. 그러므로 어른이 되어서도 좀처럼 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다시 똑같이 인식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황금만능주의가 되어 사회 곳곳에서 범죄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올바른 가치관이 성립되지 않으면 결국 잘못 살고 있는 길로 들어서게 된다는 것이다. 부자가 잘 사는 사람으로 등식이 성립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부자는 단지 돈 많은 사람일 뿐이며 부자가 꼭 잘 산다거나 행복하게 산다고는 할 수 없다. 결국 부자가 잘 사는 사람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무조건 돈을 벌어야 사람 취급받고 잘 산다는 그릇된 가치관을 만들고 있다.

종교계에서는“행복하게 잘 사는 것은 돈을 어떻게 벌어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소리를 자주한다. 특히 한해를 마무리해야하는 12월이 되면 법정스님의 ‘부자가 되기보다 잘사는 사람이 되라’고 했던 강의가 생각난다. “무상하다는 것, 덧없다는 것은 시간 자체가 덧없는 것이 아니라 그 세월 속에 사는 우리 자신이 예측할 수 없고 늘 한결같지 않고 변하기 때문에 덧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치를 부여할 수 없는 시시한 일에 시간을 낭비하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 아깝고, 순간순간을 후회 없이 잘 살아야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했다. 그리고 “진정한 부자, 덕을 쌓으면서 사는, 이웃에 대한 배려로 이웃과 나눠가지는 잘사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법정스님의 말처럼 사람의 일이라 그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들은 여전히 잘사는 것보다 부자로 살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가진 사람은 더 가지려고 하는 심리가 생기는 모양이다. 로또당첨으로 ‘인생 역전’한 사람들은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위해 기부하려하지 않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21세기의 부자는 단순히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여러 분야의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할 수 있을 정도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돈만 많고 제대로 쓸 줄 모르면 돈의 노예가 되어 불행한 삶을 사는 경우가 될 것이다. 반면 돈은 좀 적더라도 휴먼 네트워크를 잘 만들어 놓으면 필요할 때마다 시의 적절한 자문을 구하면서 충실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이 연말에는 한 번 쯤, 아니 열 번 스무 번 생각해봐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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