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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연재해와 인재 2018-01-06 19:04:06

2006-07-19    조회 1260

자연재해와 인재
대한민국을 바다라도 만들려는 듯 많은 비가 쏟아졌다.
격류에 밀려온 토사와 뿌리 채 뽑힌 나무들이 막았다 터트린 거센 물살로, 도로는 끊기고, 집들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 칠순을 바라보는 노인은 그 때의 상황을 마치 물기둥이 서서 달려오는 느낌이었다 한다. 주민들은 말 그대로 물 폭탄을 맞았다며 엄청 난 자연재해에 망연자실 했다. 살다 살다 이런 비는 처음 봤다는 강원도의 상황들! 특히 이번 호우는 태풍의 영향으로 대기상태가 불안정한 기상적 요인과 대형 건설공사가 키운 인재가 복합적 피해 원인으로 분석되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인재로는 난개발과 하수와 배수 시스템이 불량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강원도는 지난 해 낙산사를 태우는 산불을 비롯해 항상 수마로 인한 피해를 입어왔다. 재해 때마다 당국은 항구대책과 완벽한 복구를 부르짖으며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붓지만 재해는 거의 매년 재발하고 있다.

사망과 실종, 주택과 도로를 초토화시킨 이번 강원지역 집중호우 사태는 최고 약530㎜라는 기록적인 강수량도 문제지만, 도로를 비롯한 시설물의 구조적인 문제와 겉치레 수방행정과 주민들의 안전 불감증이 겹친 인재에 가깝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강원도 하천은 경사가 급하고 길이가 짧아 비가 조금만 내려도 하천물이 금방 불어나 제방을 넘어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 따라서 하천 관리도 중요하지만 실상은 주먹구구식 관리와 복구 때문에 피해가 더 컸음이 드러났다.

재해가 나면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우기보다 토사를 쏟아 붓고 돌을 쌓는 등 응급처방에만 주력해 왔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큰 요인은 비용을 절감한다는 취지의 눈에 보이는 실적에만 연연해 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5~10년 기준으로 맞춰져 있는 재해 대비 설계기준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지만 실천이 따라야할 것이다. 주민들과 피서객들의 안전 불감증도 피해를 키웠다. 기상특보 속에 폭우가 쏟아지면 계곡물이 순식간에 불어난다는 것을 늘 지켜봤으면서도 논밭으로 나가거나 야영을 했다. 농사가 전부인 연로한 분들이 논밭을 돌보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죽음을 각오하고 나서는 장마기간의 야영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급류에 희생당한 사람들 중 절반은 민박 촌과 펜션에 놀러 갔던 젊은층이라 한다.

어려운 일이 닥치면 해결해 나가고 다시는 그러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지만 서로가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회피하는 모습은 더욱 씁쓸하다. 십년 전 직접, 문산에 살고 있던 동생의 집에서 겪게 되었던 수해현장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라 지금 수해현장소식에 그 때의 암울했던 상황이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목숨을 잃지 않은 것을 감사해하다가 다시 앞으로 살아 갈일을 생각하면 앞이 더욱 캄캄한 상황들이 되어 넋을 잃어버리게 되는 상황이 전개된다. 그렇다고 정부에서 지원되는 금액이 넉넉한 것도 아닌 걸 감안하면 참으로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난감하기 이를 데 없다. 그것을 아는 사람으로 이 번 수해는 더욱 마음이 아프다. 수재민들에게 가장 큰 위안은 물질적인 도움도 중요하지만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는 쓸 수 있는 물건들이 하나도 없고 모두 버려야함은 물론 그 뒷정리가 더욱 문제다.

이럴 땐 무엇보다도 직접적인 일손 지원의 손길이 가장 고맙고 희망을 가지게 한다. 군 장병들과 전경들, 소방대원들과 봉사자들의 지원손길! 그 고마움을 겪어본 사람들만이 다시 그 고마움을 다시 다른 이웃에게 되돌려주게 된다. 방학을 맞아 대학생들의 봉사 손길도 필요하다. 언제 자신의 일이 될지 모르는 일에 손 발 벗고 나설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들을 보태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것은 누군가에게 꿈을 갖게 하는 역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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