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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좋은 인연, 좋은 만남> 2018-01-06 19:04:56

2006-07-31    조회  1550

생명을 받고 태어나는 것은 깊은 바다 속에 살고 있는 눈먼 거북이가 백년에 한 번 물위로 머리를 내밀고 나왔을 때, 구멍 뚫린 나무판자를 만나서 머리를 들이밀고 편하게 쉴 수 있는 확률을 기대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라 한다. 그렇게 어렵고 귀하게 태어난 우리들은 수 없이 많은 만남들을 통해 인연들을 만든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지만 좋은 인연 만들기는 쉽지 않다. 좋은 인연이라 여겨도 어느 날, 자신의 이익 앞에 서면 친구는커녕 부모도 몰라보는 이기주의가 팽배해지고 있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좋은 인연, 좋은 만남이란 쉽지 않음을 깨닫는다.

특히, 우리는 변화가 극심한 초스피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사랑은 이동한다고 했던 어느 이동전화의 카피처럼 사람들의 만남도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따라 이동한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는 좋은 인연 덕분에 성공에 이르렀다고 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그만큼 세상을 이끌어가고 살아가는 힘이 되게 하는 것은 좋은 인연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인연을 불교에서 말하는 하나의 우주작용으로 본다면 강 건너에 있어도 마음을 알 수 있을 듯한 죽마고우와 지음과 관포지교라 하는 우정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만남들일 것이다. 그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그만큼 진솔하게 마음을 열고 정성을 다했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좋은 인연, 좋은 만남은 자신에게 달려있다. 자신이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지 않으면 좋은 인연이나 좋은 만남은 기대할 수 없다. 인연으로 인해 만유가 생성한다는 연기설에서도 볼 수 있듯이 좋은 인연, 아름다운 인연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큰 힘이 된다. 그렇다면 좋은 인연 아름다운 인연은 어쩌면 생전에, 좋은 일을 하게 되어 그 업으로 이어가는 윤회설과 맞닿는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인연들은 그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른다. 순수한 시절, 절친했던 친구와 헤어지면서 불혹이나 지천명이 되었을 때 함께 보낸 초등학교 교정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해 보았다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세월이 흐르면서 특히 자신의 성공가도에서 가장 힘들 때, 그 친구와의 약속을 상기하며 만났을 때의 당당한 모습을 위해 더 노력하게 되더라는 이야기도 듣는다. 퇴계와 율곡의 만남,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만남, 괴테와 실러의 만남처럼 영혼의 교류가 일어날 수 있는 친구가 마음 안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이렇게 좋은 만남이란 정신적인 충족감이 생기며, 종교의 혁명이 일어나고, 학문과 예술의 꽃이 핀다. 좋은 인연은 인간의 정신을 맑게 하고 새롭게 하고 생을 한 차원 드높인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미래 충격」에서 친구 간에 의리 없고 안면 잘 바꾸는 사람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고 인간적인 친소관계보다는 합리적인 계약관계를 강조하였다. 그래서인지 요즈음의 현실이 정말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듯해 몹시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면서 좋은 인연이란 서로 지어가는 것이라 결론지어본다. 불교에서도 인간생활의 가장 중요한 네 가지 요소 중 하나에 좋은 만남을 들고 있다. 보통 사람들의 삶은 만남을 통해 인생의 행로가 바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좋은 만남이란 훌륭한 스승 혹은 좋은 벗을 만나는 것을 말하기도 하지만 진정 훌륭한 만남은 나에게 위안이 되고 도움이 되고 나 또한 도움이 되어줄 수 있는 건강한 인연이다. 결국 좋은 만남은 나도 변하고 상대방도 변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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