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글 읽기
제목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2018-01-07 22:58:22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2008-12-16 1605

송년! 한해를 결산하는 12월도 어느새 중순을 넘어 여기저기서 한해를 결산하는 송년모임들이 줄을 잇는다. 올 한 해 필자는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 교류하며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하였다. 경제적으로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로 야기된 세계적인 경제 환란을 피해갈수는 없었지만, 사람이라는 자산을 얻었던 것으로 그 어느 해보다 부자가 된 한해였다. 그 중에서도 남을 위해 소리 없이 봉사하는 맑고 투명한 사람들을 만나 필자 자신도 밝고 맑아지는 경험을 하며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책 발간을 위해 만났던 한 분은 만나는 순간 필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그 분 순수함의 빛인지 도의 경지에 이른 빛인지 모를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 어떤 빛이 필자의 눈을 뜰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이다. 또 다른 한 분 역시 일로써 만나 뵙게 된 분으로 사회봉사활동을 위해 태어나셨다할 만큼 봉사활동을 많이 하시는 분이셨다. 그분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분을 통해 들으며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일이란 무엇인지 깨닫게 했다. 그러나 그분들은 모두 어렵고 힘든 과정들이 있었노라고 하셨다. 어려움을 통해 무엇이 가치 있는 일인지를 알게 되셨다며 누군가로부터 칭찬이라도 들으면 칭찬들을 일이 아니라고 손 사레를 치셨다. 그런 분들은 하나 같이 겸손하고 예의 바르며, 자신이 한일을 드러내지 않으려 애를 쓰는데 그 분들의 하는 일 또한 모두 잘 풀려가고 있었다.

한 분에게 삶의 철학을 여쭈었더니 삶의 철학이랄 게 뭐 있겠느냐 하면서도 “베풀면 그 이상 돌아온다. 그러므로 남에게 베푸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 행복해지는 일이다. 그런데 무엇이 철학이고 무엇이 자랑거리겠는가?”라고 하셨다. 가정 무료법률사무소를 운영하시는 또 다른 한 분은 ‘가정이 올바로 서야 나라가 발전한다며 사소한 일로 이혼을 하여 가정이 파괴되고 비행청소년이 양성되고 있다’며 안타까워하셨다. 그러면서 삶에 있어 가장 조심해야 할 일은 ‘혀끝을 조심해야 하는 일’이라고 하셨다.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고’ ‘세치 혀가 사람을 죽이고 살린다.’는 속담이 생각나게 했다. 이처럼 한결 같은 마음으로 자신을 내어놓고 타인을 위해 애쓰는 많은 사람들! 지금 현재에도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 소리 없이 애쓰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자신의 영달만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몰염치한 사람들도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따뜻한 여름이 온다 해도 한겨울이나 다름없는 사람들이라 불쌍하다고도 하셨다.

이처럼 개인들의 봉사활동이 소리 없이 줄을 잇는 가운데, 유명인들의 기부활동들도 겨울로 가는 길목을 훈훈하게 한다. 일부 연예인 및 야구선수들이 도박으로 사회를 시끄럽게 하는 반면, 가수 김장훈의 기부는 자신은 월세 방에 살면서도 40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액수를 기부해 감동의 반향을 일으켰다. 문근영 역시 아무도 모르게 매년 거액을 기부해왔음이 밝혀져 감동을 전했다. 그러나 때로 그들의 순수한 기부활동을 순수하게 보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 안타깝게 한다. 연말이 다가오면 항상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시가 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워본 사람이었느냐?’

라는 안도현 시인의 ‘연탄재 함부로 차지마라’는 시와

‘종일 헤매어/ 지친 애버러지/ 떨어져 시든 꽃잎 위에 엎드리니/내일 떨어질 꽃잎 하나가 보다 못해/미리 떨어져 이불 덮어주는 저녁 답’ 이라는 유안진 시인의 ‘자비로움’이라는 시다.

이 두 편의 시는 간결하고 짧지만 언어 조탁의 극치를 이루며 많은 이야기를 품고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힘들고 어려울 때 그때 누군가 미리 떨어져 덮어 주는 꽃잎이 되어 준다면 얼마나 큰 위로가 될까?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꽃잎이 되고 싶다.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고 가치 있게 사는 것인지 뒤돌아보게 되는 연말이다.

facebook twitter hms

글 읽기
이전 나, 당신을 친구함에 있어 2018-01-07 22:56:48
다음 세상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을 보는 사람 2018-01-07 23:00:21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