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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호랑이의 해 여성의 역할 2018-01-08 02:00:05

호랑이의 해 여성의 역할

2010-01-05 1272

2010년 경인년(庚寅年)은 황금돼지 이상의 좋은 기운을 가진 60년 만에 돌아온 백호랑이 해라고 신문과 방송은 연일 보도를 하였다. 호랑이 우위에 있는 백호랑이를 내세워 불경기로 침체된 심리에 활력을 넣고자하는 노력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위기는 기회라며 적극성을 띤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아 남다른 기대를 걸어 본다.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로 시작되는 호랑이에 대한 옛날이야기나 민담을 보면 효와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그것은 우리 민족에게 호랑이는 매우 친숙한 존재임을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라 할 것이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의 호랑이는 특별한 존재였다. 그는 두려움의 대상이자 경외의 대상으로 무섭기도 하지만 인간을 도와주고 착한 사람에게 복을 주는 것으로 신격화하여 인간의 우위에 두기도 했고, 호랑이가 인간에게 호소하면 인간이 그것을 도와주고 후에 호랑이가 은혜를 갚는 인간과 대등한 위치에 놓기도 했다. 그러나 호랑이는 한 골짜기에 한 마리만 산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고립성동물이므로 한 사회로 따지면 사회성 부족으로 볼 수 있어 곶감이 무서워 줄행랑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등 어리석고 약한 모습으로 그려 인간보다 하위에 두기도 했다. 하위에 두게 된 것은 이러한 이유 외에도 호랑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친숙하게 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이야기이기도 할 것이다. 이처럼 호랑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동반하게 하며 삶속에서 지혜를 얻게 하고 권선징악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그 상상의 핵심에는 우리 어머니들, 아니 여성들이 등장한다. 효부이야기가 그렇고 아이들을 대신해 팔다리를 떼어주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그렇고 남편을 위해 대신 잡혀가는 아내 등 이야기 중심에는 대부분 모성애를 가진 어머니가 있다. 더 흥미로운 것은 호랑이 설화에서 여성은 종종 호랑이를 제압하고 호랑이와의 대결에서 승리하는 인물로 그려지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아이나 남편 그리고 시부모나 친정부모 대신 희생당하겠다는 모성애적인 본능으로 호랑이를 감동시키는 부분도 있지만 신랑을 물어 간 호랑이를 끝까지 쫓아가 신랑의 목숨을 구한 이야기도 있다.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이러한 이야기들은 두 가지 해석을 가능케 한다.

단군신화에서 환웅에게 쑥과 마늘을 받아든 호랑이부터, 삼국유사의 김현감호 설화(金現感虎 說話)에서 여성으로 변신한 호랑이가 사랑하는 김현의 활에 맞아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이야기를 보면 당대 여성들의 성격은 당차고 기백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당대 민중들이 가졌던 여성에 대한 의식이 지나치게 순종적인 역할만을 쫓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부분이라 할 것이다. 이처럼 대담한 여성의 또 다른 역할을 보면 남성 못지않은 용맹이 드러난다. 시아버지의 제사상을 위해 장을 보러갔던 남편이 호랑이에게 물려 죽자 아내는 횃불을 이용해 남편의 원수를 갚는다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이것으로 볼 때 우리는 과거 여성의 역할이 소극적이고 피보호자적인 입장만이 아니라 매우 적극적이며 과감하고 슬기롭기까지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호랑이를 제압하는 여성 인물을 통해 기백이 넘치는 적극적인 여성상을 찾아 볼 수 있다. 종종 남성이 무력하거나 남성의 보호가 부재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여성이 호랑이를 제압하고 퇴치함으로써 능동적이고 기백 있는 여성의 면모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은, 과거 여성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뜨려줄 뿐 아니라 새로운 여성상을 제안할 수 있게 하므로 의미가 매우 크다 할 것이다.

백호의 해를 맞아 호랑이 관련 설화 속 여성의 이미지는,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현대에 다시 되새겨 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그러므로 올 한해는 그 어느 해보다 여성의 적극적인 역할들이 더 기대되는 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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