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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홀로 낯선 곳에서 맘껏 헤매어 보자 2018-01-13 14:09:15

홀로 낯선 곳에서 맘껏 헤매어 보자      2010-07-27 1230

휴가철이 돌아왔다. 모두들 산으로 들로 해외로 여행 갈 준비에 분주하다. 휴가는 대부분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경우가 많지만 직장인들의 휴가 계획은 참으로 다양하다. 가족여행과 동호인들과의 여행 그리고 친구들과의 여행 등 동반자와 함께하는 여행이 있고, 홀로 떠나는 여행이 있다. 목적에 따라 관광 여행이 있고 테마 여행이 있고 견학이 있고 개인적으로 그리운 사람을 찾아가는 여행이 있다.

여행은 설렘과 자유를 동반하는 만큼 목적과 동행하는 사람에 따라 재미가 더해지고 재충전의 시간이 되지만 필자의 경험에서 얻어진 진정한 여행이란 홀로 낯선 곳을 맘껏 헤매 보는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홀로 낯선 곳에서 맘껏 헤매어 보았던 여행이 가장 잊혀 지지 않고 깨달은 바가 많았던 때문이다. 때로 많이 낯익은 거리에서 데자뷰 현상을 경험하기도 하고, 때로 영영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낯선 지방에서 길을 잃어버렸던 경험! 그 때마다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았고 생각지 못한 지혜가 생겨나기도 했다. 그럴 때 느끼는 감사와 행복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이렇듯 혼자만의 여행 경험이 많은 필자에게 지인들은 여행의 정의를 내려 보라고 한다. 그러면 나는 여행은 ‘길 위의 학교’라고 정의 내린다. 여행에서 운명과도 같은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사람들과 대화하며 삶을 배우고 감동을 나눈다. 그리고 나를 용서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나의 존재감을 확인하며 재충전을 통해 인생을 다시 설계하고 진정한 삶의 가치를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여행에서 배우고 깨닫는 것은 참으로 많다. 그래서 필자는 종착역까지 열차표를 끊고 혼자 무작정 떠나보라고 한다.

출판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비교적 자주 여행을 떠날 수 있었지만 고객을 먼저 생각해야하는 입장이 된 지금은 여행갈 일이 생겨도 선뜻 떠나지 못한다. 아니 꼭 가야할 곳을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최근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주말마다 목적 없는 일일 코스나 무박 2일 여행을 떠난다. 지지난 토요일에는 원주 순례를 했고 지난 토요일에는 북한산을 올랐다. 정상까지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에 장대 같은 빗줄기를 만났고 잠깐 사이에 크게 불어난 개울물을 건너며 현기증이 일어 물에 휩쓸려갈 위험한 일도 있었다. 일주일에 한번 떠나는 여행으로 구속 속의 자유를 만끽하며 몸과 마음의 여유라는 재충전을 했다. 독일의 문학가이자 철학가인 아도노르는 구속 속의 자유가 진정한 자유라고 했다. 구속 속에서 만끽한 자유는 보들레르가 말한 ‘떠나기 위한 떠남’이라는 여행의 정의를 확인시켜 주었다.

여행하면 우리는 부담부터 갖는다. 그리고 시간적 경제적 여유를 핑계 대며 일축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여행은 마음을 여는 용기만 있다면 누구나 가능하다. 주머니가 비어있을수록 여행은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에 마음만 비우면 비용에 대한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다. 얼마 전에 입적하신 법정스님은 출가를 속박의 굴레에서 떠나고, 무디어진 타성의 늪에서 떠나고, 집착하는 마음으로부터 떠나는 것이라고 하였다. 필자는 여행이 출가를 경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떠나보면 속박의 굴레와 타성의 늪과 집착하는 것들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보게 되고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존재인지 알게 되기 때문이다.

필자는 거창한 여행과 여러 명이 동행하는 여행을 지향하지 않는다. 필자가 존경하는 시인 한 분은 모르는 길 순례를 즐긴다. 길을 알려드리려고 하면 “나의 발이 가고 싶어 하는 자유를 막지 말라”라며 호통을 치신다. 이리 저리 발길 가는대로 이 생각 저 생각 자유로운 생각에 따라 이 골목 저 골목 누비며 세상을 바라보는 재미는 겪어보지 않은 이는 모른다고 했다. 그것은 마음의 여유이다. 낯선 곳에서 길을 잃어보고 헤매는 경험을 통해 난감함을 느끼고 도움의 손길을 통해 감사와 기쁨과 깨달음을 느끼며 자신의 인생을 다시 설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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