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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불필요한 것에서 자유롭기 2018-01-06 19:06:35

2006-08-09             조회 1214

고등학교 2,3학년을 같은 반이었던 K는 행동도 말도 큰 언니 같았고 성적도 좋아 내리 반장을 맡았었다. 남을 배려하고 남에게 피해 주지 않으려 애썼었다. 어느 날, 그녀의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것을 알고 섭섭함을 표시했더니 자신도 친구들의 경조사를 챙기지 못하였는데 당치 않은 일이라고 손 사레를 쳤었다. 유난히 완벽에 가깝도록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그녀가 면회조차 되지 않는 정신과 병원에 들어가 있다. 사업 하느라, 정치하느라 바깥 활동에 전념하던 남편을 위해 애쓰면서도 남편이 누군가에게 행여 서운하게라도 할까 싶어 챙기고 다니던 그녀는 잠시 모든 것을 놓고 쉬고 싶었는지 모른다. K의 남편은 넋이 나간 듯 ‘그 사람의 자리가 이렇게 크고 넓은지 몰랐다고, 완벽주의가 자신의 무덤을 판 것이라고’ 했다. 우리의 정신세계는 현대의학이나 과학적으로 바로 증명해 낼 수 없는 내면 깊숙한 잠재의식이 지배한다. 세상은 물질문명의 발달로 점점 더 초스피드를 원하고 남보다 잘되기 위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람들의 정신세계도 더욱 복잡해지는 것 같다. 현대문명이 발달하면 발달 할수록 정신질환이 늘어나 정신분석학이 미래인기학과가 될 것이란 소문도 지배적이다.

정신분석이론으로는 자아가 원 초아와 초자아의 요구를 적절히 조절해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체제 간 갈등이 야기되어 성격장애가 발생한다고 프로이드는 설명한다. 그리고 방어기제로서 자아가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불안을 줄이거나 제거하지 못하면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비현실적이고 비합리적인 방법으로 현실을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이상 행동이 나타난다고 한다. 결국 의식한다는 것은 자기 성찰의 능력, 곧 자기 사유다. 정신적인 혼란이 야기되었을 때 절대 안정이 필요함은 물론 부정적인 요소는 금물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고유한 삶을 영위하며 그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기 마련이다. 신은 사람을 가장 완벽하게 만들었다고는 하나 가장 부족하게도 만들었다는 아이러니를 가지고 있다.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은 학문적 이론이나 관찰방법으로서의 치료법이다. 인간의 행동은 우연이 아닌 내면적 충동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며 프로이드의 무의식인 원욕 속에 포함된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욕구나 충동 등의 사실적 표현과 이에 맞선 초자아의 압력 때문에 발생한다. 원초아의 욕구는 어떤 방법으로든 표출되고 해소되어야 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어 에고가 이드의 힘을 억제하거나 보유하는 힘이 약할 때 에고는 위협을 느끼며 극심한 불안에 빠지게 된다. 불안은 즐거운 것이 아니므로 그것을 감소하는데 필요한 행동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우리들의 정신세계라 한다. 빙산의 대부분이 물 속에 잠겨 보이지 않듯 마음 대부분은 의식 할 수 없는 무의식 속에 잠겨 있다고 볼 때 인간의 모든 행동은 그 원인이 있고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결국 불안한 정신은 자아를 보호하기 위한 전략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친구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무의식 속에 내재해 있는 갈등과 충동을 이해해야 하고 자기 최면으로부터 벗어나도록 구속이나 강요를 삼가는 것을 이해해야했다. 때로 아무런 불안 요소 없는 병실이 도움 될 수도 있으나 따뜻한 가족사랑보다 더 중요한 묘약은 없을 것이다. 요즈음 정신적인 문제는 일반화되어 있다. 그만큼 다양화된 사회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은 작은 스트레스에도 자아를 다스리지 못하여 나약해지거나 충동적이 된다. 이것은 누구나 앓을 수 있는 감기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에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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