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글 읽기
제목 된장녀와 고추장남 2018-01-06 19:27:10

!2006-08-23   조회 1288

인터넷상에 ‘된장녀’란 단어의 열기로 인해 무더운 여름이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된장녀’에 맞서 ‘고추장남’까지 등장하면서 남녀관계의 대립으로 나아가 페미니즘을 들먹이고 있다. 이러함에도 ‘된장녀’에 대해 모르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은 또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것으로 보아 ‘된장녀’는 일부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도 될 것이다.

명품만을 고집하고 겉모습만 그럴듯하게 꾸미면서 빈대 근성이 있는 20대 여대생을 일컫는 ‘된장녀’와 스타일도 가진 것도 없는, 자기관리에 빵점인 남학생을 일컫는 ‘고추장남’! 한마디로 비호감 절정에 달하는 요소를 고루 갖춘 여대생과 남학생을 말한다. ‘된장녀’에 대한 설은 여러 가지로 풀이된다. 돈쓰는 것을 자존심으로 잘못알고 있는 ‘돈짱녀’라는 발음에서 ‘된장녀’로 되었다는 설, 유학생이 공부는 안하고 중증의 공주병 증세를 보이며 외국거리를 활보하는 꼴을 보며 유학생들이 만들어냈다는 설, 사치스럽고 이기주의적인 행태에 ‘젠장 맞다’의 ‘젠장녀’가 ‘된장녀’로 변이 되었다는 설, 그리고 ‘똥과 된장을 분간 못한다’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다. 좋게 말하면 여성해방운동의 선두주자로서 페미니즘을 연상시킨다고도 하지만 공주병이라는 개인적 증세로 보아 페미니즘은 아니다. 그보다도 ‘된장녀’의 말을 들어주느라 자신들은 허기지면서도 그녀를 위해 카드를 긁는 머슴남들이 ‘된장녀’들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도 문제라 한다. 머슴남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된장녀’ 문화동참을 위해 다른 모든 것을 철저히 절제하는 대학생들도 있다한다. 명품을 걸쳐야하고 테이크 아웃 커피를 마시고 고급레스토랑을 이용하며 세련된 느낌에 동참해야 진정한 자신의 가치가 생기는 것 같은 착각의 사고방식 자체가 문제다. 일부에서는 일반 커피숍이나 레스토랑에서는 서비스가 엉망이고 조금 오래 자리를 차지하면 눈치를 주는 것을 문제로 삼아 유명커피전문점이나 고급레스토랑은 그렇지 않아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변명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된장녀’라는 신종어를 전혀 알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있는 만큼 과도하게 외모에 집착하거나 부를 과시하는 친구들이 있긴 하지만 요즘 여대생들의 단순한 트렌드를 싸잡아 ‘된장녀’로 희화시켜 매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군 가산점제 폐지논란으로 시작된 남성 역차별 인식과 같은 맥락으로 캠퍼스나 우리 사회에서 남성 역차별이 이뤄지고 있다고 남학생들 46.3%가 응답한 것으로 보아 남학생들이 군복무를 하는 동안, 여학생들은 어학연수와 배낭여행을 하며 캠퍼스 생활을 즐겼다는 것에 대한 억울함의 표출 같다고도 한다. 어쩌면 군복무와 취업난 같은 20代 불안이 상대적인 性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만들어 사회적인 욕구불만과 함께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모방에서 찾으려하고 남을 의식하는 사고방식의 미성숙에서 나온 따라하기 열풍에 기인한 것이 아닐까 한다.

명품을 지님으로 자기만족과 남들보다 우월함을 나타내고 싶어 하는 소비는 개인적 취향이라지만 이는 자신감 부족과 열등감으로 명품을 통해 특정계층에 들어가고 싶다는 욕망의 표출일 수도 있다. 결국 ‘된장녀’ 논쟁의 본질은 사회적으로 인식되는 성 문제가 아닌 청년실업의 현실에서 느끼는 불안에 따른 강박과 무분별한 사고로 진단된다. 자신이 행복하지 않으면 가상의 적을 찾게 되고, 그 대상을 발견하면 분노와 적개심을 집단적으로, 또 비논리적으로 표출하게 된다. 보다 성숙한 인식을 해야 할 젊은이들이 흑백논리로 상대 성별집단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전파시키고 남들이 한다고 나도 해야 하는 사고방식을 갖는 것은 스스로에게 불행한 일이다. 된장남도 같은 맥락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아 자신의 가치에 대한 전정한 가치는 내면에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facebook twitter hms

글 읽기
이전 불필요한 것에서 자유롭기 2018-01-06 19:06:35
다음 크게 포기하면 크게 얻는다. 2018-01-06 19:30:1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