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글 읽기
제목 팜므파탈[femme fatale] 2018-01-07 23:45:34

팜므파탈[femme fatale]      2009-04-21 1229

최근, 거부할 수 없는 섬뜩한 매력을 가진 팜므파탈이 영화와 드라마에 등장하고 있다. 여성들의 사회적인 역할이 갈수록 늘며 그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 그것을 대변하듯 여성들이 남성을 유혹해 파멸로 이끄는 역할을 보여주는 드라마가 경쟁하듯 방영되고 있는 것이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는 것을 보여주는 팜므파탈!

팜므파탈은 프랑스어로 팜므는 ‘여성’, 파탈은 ‘숙명적인, 운명적인’ 즉 `숙명의 여인`을 뜻하는 사회심리학 용어이다. 팜므파탈은 19세기 낭만주의 작가들에 의해 문학작품에 나타나기 시작한 이후 미술·연극·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확산되어, 남성을 죽음이나 고통 등 치명적 상황으로 몰고 가는 `악녀`를 뜻하는 말로 확대 변용되어 사용되고 있다.

‘운명적`이라는 말은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굴레를 뜻한다. 즉 팜므 파탈은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던, 그런 삶을 살지 않으면 안 될 숙명을 타고난 여성이다. 따라서 남성을 압도하는 섬뜩한 매력과 강인한 흡인력을 가진 팜므파탈과 관계 맺고 있는 남성은 결코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문학작품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팜므파탈은 뱀의 꾐에 빠져 금단의 열매를 먹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는 이브, 헤로데스를 춤으로 유혹해 그로 하여금 세례 요한을 죽게 하는 살로메를 들 수 있다. 그 밖에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하여 젊은 시인을 유혹하는 그리스신화에서 어린이를 잡아먹는 요부 라미아와, 몸 하나에 사자·염소·뱀 3개의 머리를 한 키마이라 도 팜므파탈로 그려진다.

영화에서의 팜므파탈은 1940~50년대 미국 갱스터 느와르 영화에 등장했다. 원래 팜므 파탈은 메두사나 데릴라, 유디트처럼 역사 속에 등장하는 악녀를 지칭하였다. 메두사는 머리카락이 모두 뱀인 마녀이며, 데릴라는 미모로 삼손을 유혹해 그의 힘을 뺏은 여자이다. 그리고 유디트는 적장 홀로페르네스 장군의 목을 베었다. 그 외, 역사를 통틀어 미모로 남자를 현혹시켜 큰일을 벌인 여자들은 모두 팜므파탈 계보에 들어간다. 이러한 전통적 의미와 달리 영화에서의 ‘팜므 파탈’은 적에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자신을 속이는 여자로 등장한다. 이처럼 팜므파탈이 영화계에서 주목받게 된 것은 2차 세계대전 직후, 전쟁터로 나간 남자를 대신해 많은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한데 있었다. 전장에서 돌아왔을 때, 남자들이 일해야 할 곳에 여성들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내나 엄마로만 알던 여성을 최초로 사회적 경쟁자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것은 전쟁 이후 새롭게 부상한 우먼파워의 반증이라고 본다.

최근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를 보더라도 주인공 대부분이 여성이듯, 2007년 칸느영화제 경쟁작에 오른 22편 작품들의 반가량이 여성주인공을 다루고 있다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역사 속에 등장하는 악녀는 보는 측면에 따라 다르게 조명된다. 영화에 등장하는 여성형은 이제 역사적 정황과 사회적 의식을 반영한다. 마녀재판으로 화형 당했지만 현재 영웅으로 추대 받는 ‘잔다르크’와 적장의 목을 벤 유디트가 그 대표적인 예라할 것이다. 탐미적 화가 클림트는 ‘유디트’를 정염의 화신으로 그려냈고 젠틸레스키는 그녀를 악녀가 아닌 조국의 영웅으로 그려냈다. 요염하지만 치명적인 여성이란 여성에 대한 역사적 시각의 반영인 셈이다. 오뉴월에 한을 품는 것이 경쟁력이 되어 사회 곳곳에서 우먼파워로 거듭나고 있다. 개인의 감정으로 한 남자를 파멸로 이끄는 힘을 이제는 사회를 위해,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팜므파탈로 거듭났으면 한다.

facebook twitter hms

글 읽기
이전 된다고 믿어야 된다. 2018-01-07 23:43:05
다음 내가 사랑하는 사람 2018-01-07 23:49:02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