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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독수리, 기러기, 펭귄, 참새아빠! 2018-01-07 17:33:07

독수리, 기러기, 펭귄, 참새아빠!              2008-02-19 1681

오래 찾아뵙지 못했던 친척어르신들을 찾아뵈며 구정명절을 보냈다. 올해의 구정연휴 귀성길은 예년에 비해 도로사정이 많이 원활하다는 뉴스를 들으며 주변에 많은 이들이 해외여행을 떠났음을 상기했다. 그런데 찾아뵙는 어르신들의 자녀들도 해외여행을 떠나고 없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와 많이 달라진 명절세태였다. 반가움에 눈물까지 그렁하시며 손 놓지 않으시는 칠순을 넘기신 외삼촌내외분의 그동안 쌓아두신 이야기를 듣던 중, 뉴스에서 네 자녀 중 자신을 찾아주는 자녀가 한 명도 없어 홧김에 자신의 집에 방화를 한 뉴스가 보도되고 있었다. 혀를 차시며 개인주의를 걱정하셨다. 그리고 둘째 아들이 함께 기거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이유인 즉 교육을 위해 며느리와 손자손녀들이 캐나다에 나가있기 때문이라 하셨다. 경제사정이 그리 넉넉지 않아 아이들과 며느리가 들어오지도 못하고 아들은 아이들을 보고 싶어도 나가지 못한다 하시며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한숨 쉬셨다.

달라진 명절세태에 맞춰 기러기아빠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이제는 기러기아빠 이야기에서 더 나아가 독수리아빠와 펭귄아빠가 생겨나고 참새아빠까지 생겨났음을 알게 되었다. 수수께끼 같은 단어들, 기러기아빠와 연관 있는 단어라 생각하니 그제에서야 감이 잡히는 단어들이었다. 기러기아빠도 능력에 따라 여러 부류가 있다는 소리다. 외국으로 유학 보낸 자녀를 만나러 가려면 돈이 많이 들고 시간 내기도 쉽지 않다. 그나마 1년에 한두 번 정도 만나러 갈 수 있는 아빠를 기러기가 겨울 철새임을 빗대어 나타낸 말로 기러기아빠라고 부르는 것이다. 반면, 독수리는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은 언제 어디든 날아갈 수 있으므로 보고 싶을 때 언제나 만나러 갈 수 있는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을 독수리아빠라 한다. 그렇다면 펭귄아빠는 어떤 아빠인가? 펭귄아빠란 기러기아빠를 부러워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펭귄은 날개가 있어도 날지 못하므로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모두 안 되는 즉, 보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아빠들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더 나아가 펭귄아빠보다 더 능력이 안 되면 참새 아빠가 된다. 집을 팔거나 전세를 주고 소형 오피스텔을 세 얻어 살며 자녀들을 유학 보낸 아빠들을 말한다. 멀리 못 돌아다니고 종종걸음 하는 참새를 빗댄 것이라고 한다. 때로 삶이 힘들고 어렵다고 자식을 버리는 사람도 있지만 결국 모든 아빠들은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자녀들이 잘된다면 무엇이든 할 사람들이다. 물론 넓은 세상을 접하며 글로벌마인드를 기르고 어학능력을 높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면 나라의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마땅할 것이다. 부모들의 헌신으로 본다면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나라 유학생들은 모두 성공하고 돌아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직접 현장을 돌아보면 가슴 아프고 한국인으로 얼굴 들고 나서기 부끄러운 경우를 종종 접한다.

얼마 전 중국 북경거리에서 초등학교 고학년 내지는 중1,2밖에 되지 않았을 학생들이 유흥가를 드나드는 장면을 목격했다.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등에서도 부모 없이 유학하며 적응하지 못하고 맴돌다 들어와 한국에서도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외국유학만 다녀오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은 분위기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그것을 막기 위해 새 정부는 모든 수업을 영어로 하겠다고 발표하였고, 서울시내 중고등학교에서는 새 학기부터 적어도 1주에 한번 이상 영어로 영어수업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동트기 직전이 가장 어두운 것처럼 이제 무분별한 교육정책들과 맹목적인 교육들도 절정에 다다른 것 같다. 그렇다면 새벽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변별력 있고 백년대계를 위한 교육정책이 정착되는 시작의 해가 되기를 구정을 계기로 다시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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