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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테레사 효과 2018-01-07 17:16:51

테레사 효과      2007-12-12 1491

연합고사를 하루 앞두고 늦은 저녁 9시경에야 내일이 연합고사인 것이 생각났다. 빗발이 제법 굵어지고 있어 나서기가 조금 내키지 않았지만 제과점으로 달려가 찹쌀떡과 엿을 샀다. 그리고 한 시간 정도씩 걸리는 동생네와 사촌 네 조카들의 연합고사기원을 위해 차를 몰았다. 작은 것이지만 무엇을 나누어준다는 것이 피곤도 잊게 할 만큼 기분을 상쾌하게 했다. 그렇다. 준다는 것은 받는 것보다 기쁜 일이다.

얼마 전, 일과 관련하여 스님 한 분을 뵌 일이 있다. 그 분은 인쇄료를 주기 위해 가지고 계신 쌈짓돈까지 말 그대로 박박 긁어서 주셨다. 다주셔서 어떻게 하느냐고 하자 나가야 채워지는 거라고 하셨다. 움켜쥔다고 내 것이 되는 게 아니라는 명쾌한 답변이었다. 업무상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어려움을 겪어 본 사람들에게서 듣는 말 중, 공통적인 것이 있다. “베푼 것은 베푼 즉시 잊는다. 그러나 받은 것은 꼭 기억한다.”이다. 어려움을 겪어 본 사람들이 베풀 줄 알고 나눌 줄 안다는 사실 또한 공통적이다.

거리에는 어느덧 송년을 알리는 구세군의 자선냄비 종소리와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며 한해의 아쉬움과 함께 추운 겨울 날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캠페인 활동이 활발하다. 남을 돕는다는 것, 누군가와 나눈다는 것, 그것이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형성하는 가장 바람직한 사회라 생각하며 ‘테레사 효과’라는 용어를 다시 새겨본다. ‘테레사 효과’란 테레사 수녀의 헌신적인 봉사활동에서 유래한 용어이다. 평생 헐벗고 굶주린 이웃을 돌보던 마더 테레사 수녀 타개 후(1997) 하버드 의과대학에서는 의미 있는 실험을 했다. 의대생들을 봉사활동에 참여시킨 후 체내면역기능을 측정한 결과 면역기능이 크게 증가됨을 발견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마더 테레사의 전기를 읽게 한 다음 인체 변화를 조사했다. 놀랍게 거룩한 봉사활동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면역기능이 크게 향상됨을 발견했다. 남을 위한 봉사는 물론, 선한 일을 보거나, 듣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면역기능이 크게 향상된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남을 도우면 느끼게 되는 최고조에 이르는 즐겁고 기분 좋은 상태를 ‘헬퍼스하이(Helper’s High)라고 한다. 남을 돕는 활동을 하고 난 뒤, 거의 모든 경우 심리적 포만감 즉 ‘하이’ 상태가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지속된다. 의학적으로도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현저히 낮아지고 엔돌핀이 정상치의 3배 이상 분비되어 몸과 마음에 활력이 넘친다고 한다. ‘핼퍼스 하이(helper’s high)’는 스트레스뿐 아니라 모든 질병을 한방에 날려 보내는 것을 말한다. 봉사의 기쁨이 바로” 핼퍼스 하이”라 할 수 있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한 심리학자가 만들어낸 핼퍼스 하이가 널리 회자되자 아예 자원봉사자란 뜻으로 굳어졌다. 이를 증명하기 위한임상실험에서 65세가 넘는 노인 423명을 5년 동안 지켜본 결과, 봉사 활동을 한 노인들은 모두 생존해 있었고, 남의 도움을 받기만 한 사람은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핼퍼스 하이”가 불로장수 효능으로 증명된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 암 선고를 받은 환자 중에서도 봉사활동에 참여한 환자의 생존기간이 하지 않은 환자보다 3배 이상 길었다고 한다. 면역력은 과학문제이기 이전, 영혼과 마음에 더 가까이 있는 것이 또한 증명된 셈이다. 나눔은 남을 위한 것 같지만 결국 자신을 위한 것이다. “핼퍼스 하이”는 엔돌핀과도 관계가 있다고 한다. 남을 돕는 사람의 엔돌핀은 정상인의 몇 배나 높아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호르몬의 생성을 막아준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면 구두쇠 스쿠루지 이야기가 떠오르고 어려운 이웃들이 오버랩 된다. 테레사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사랑하고 나누는 일이다’라는 이야기를 떠올리며 나누는 기쁨으로 연말을 마무리해야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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