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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궁에 빠지다 2018-01-07 16:41:17

미궁에 빠지다 2007-09-12 1406

현대를 살아가면서 어떠한 일이 원인을 몰라 해결이 되지 않을 때, 즉 사건이나 문제 등이 얽히고 얽혀 쉽게 해결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흔히 ‘미궁에 빠졌다’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요즈음 같이 세상에는 얽히고설킨 관계들로 인해 어수선한 가운데 ‘미궁’이란 단어가 사용된 역사를 살펴보는 것도 꽤 흥미로운 일일 것 같다. 미궁이란 단어의 시작은 그리스 신화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하인리히 슐리만과 아서 에번스는 호머가 기록하고 있는 위대한 도시 크노소스를 실제 발굴하면서 입증이 되었다. 에게 문명이라고 일컬어지는 지중해 일대에서 최고의 번영을 누렸던 크레타 섬 발굴에서 크고 복잡하고 이상한 건물을 발견하는데 훗날 이 건물은 그 당시 강력한 통치자인 미노스 왕의 크노소스궁전임으로 밝혀진다. 완만한 경사면 위에 세워진 건물의 내부는 한없이 좁고 길고 구불구불한 통로와 수없이 많은 계단들이 있고. 그 안에서의 길은 길이 길을 만나 길이 되고 미로가 된다. 그리고 이 길로 들어선 사람은 절대 빠져나올 수 없다. 그러므로 이 건물을 ‘미궁’이라 이름 붙였다. 이 미궁에 대한 여러 추측은 ‘왜 이 미궁을 만들었을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신화 속에서 미궁이 만들어진 이유를 살펴보면, 머리는 황소, 몸은 사람인 반인반우 식인괴물인 미노타우루스 때문이라고 한다. 미노타우루스탄생은 미노스왕이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 자신의 왕권을 보장해 달라고 요청하고 그 증거로 바다에서 황소를 나오게 해달라고 빌었다. 그리고 계속 왕의 자리를 유지하게 되면 그 황소를 다시 제물로 바치겠다고 기도했으나 왕의 자리를 지키게 되었음에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포세이돈은 미노스 아내인 파시파에에게 최면을 걸어 그 황소를 사랑하게 하도록 하고 벌로써 그 사이에서 미노타우루스가 태어나게 한다. 미노타우루스의 존재를 알게 된 미노스 왕은 다이달로스에게 일단 안으로 들어가면 절대 빠져 나올 수 없는 미로와 미로로 이어진 건물을 만들어 이 괴물을 가둘 것을 지시했다. 그 후 미노스의 딸 아리아드네는 다이달로스를 졸라 미궁에서 나오는 방법을 알아내(실로 묶어 되돌아 나오기) 자신을 사랑하는 아테네의 테세우스왕자로 하여금 미노타우로스를 무찌르게 한다. 이야기조차 얽히고설킨다.

여기에서 미궁에 대한 추측을 살펴본다. 건축물에 대한 현실을 바탕으로 장 델뤽은 “미궁에 대한 추측”이란 책을 저술했다. 장 델뤽은 건축가, 법률가, 종교학자, 연극배우를 등장시켜 각자 미궁에 대해 추측해보게 한다. 법률가, 미궁이 발견된 크노소스는 정치경제의 중심지로써 중형을 선고받은 죄수들을 격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감옥이었을 거라 추측한다. 종교학자, 미궁은 일종의 신전으로 지중해일대를 장악하여 가장 강력한 왕국을 건설한 미노스왕이 전체 백성을 하나로 통합할 상징체계물이 필요해 하나의 신화로 만들게 된 것이라 했다. 건축가, 미궁은 창의력이 분출하는 한 예술가의 작품이다. 그는 과학자일 뿐 아니라 본질적으로 예술가였기 때문에 실용성과는 상관없는 건물을 짓고 싶은 욕망으로 건물을 지었을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마지막으로 연극배우는 파시파에와 다이달로스가 서로 사랑을 했을 것으로 추측, 미궁은 군주의 아내와의 허락되지 않은 사랑을 나눌 그들만의 은밀한 공간 확보를 위해 자신의 재주를 발휘한 것이라 추측했다.

작가는 이 네 사람의 견해들 중 어느 하나도 옳다고 하지 않았다. 독자들의 상상력에 맡긴 것이다. 이렇게 ‘미궁’은 정확히 누가 어떻게 왜 만들었는지 그리고 반인반우 괴물인 미노타우루스도 과연 존재하는지 진실여부는 아직도 확실히 판단할 수 없어 그 후로 어떠한 사건이 해결되지 않았을 때 흔히 우리는 ‘미궁’에 빠졌다고 한다. 한 단어의 탄생에도 이처럼 많은 이야기들이 난무하는데 만물의 영장이란 사람살이에 왜 미궁이 없겠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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