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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2018-01-07 20:48:59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2008-07-04 1523

내 고장 칠월은/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 이육사 <청포도> 전문

 

부단한 옥고와 고난으로 이어진 삶 가운데에서도 오직 조국의 독립과 광복만을 염원했던 이 육사는 <청포도>처럼 순수하고 감각적인 시에서까지도 민족의 수난과 염원을 노래했다. 시의 순수성이 당 시대의 현실과 결합하여 예술로서 승화되었다.

2008년 상반기를 마감하고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을 맞으며 이육사의 <청포도>를 읊게 되는 것은 현재 58일째인데도 꺼질 줄 모르는 촛불시위와 또 다른 파급을 가져오는 여러 현상들 때문이다. 또 다른 파급이란 국민들의 염원에 부응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해 끝없이 이어지는 호소 가운데 전경들과 대치하며 감정적인 대립양상에 과격해짐은 물론 촛불 시위에 맞불 놓고 있는 반대론자들, 특히 정부의 늦장 대응이다. 이러한 것들은 고유가로 시름이 깊어지는 서민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어 이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올 한해의 시작은 많은 기대로 시작되었었다. 새로운 정부ㅘ 국민을 섬기고 경제를 살리겠다는 새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는 순수함 그대로를 머금은 온통 핑크빛이었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속담을 증명하듯 인수위로부터 시작된 이명박 정부의 섬김의 철학과 실용의 정치는 청와대와 내각의 주요 인선에서부터 국민들의 신뢰와 기대를 저버렸다. 특히 대통령과 정부가 한미 FTA의 연착륙을 위해 국민 건강이 담보된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을 졸속으로 처리한 데서 국민들은 먹거리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게 되었고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져 10대 학생들을 시작으로 촛불이 켜졌었다. 그리고 20~30대, 직장인들과 유모차 부대, 연세 지극한 어르신들까지 동참하며, 시청 앞 서울광장을 중심으로 50여일을 넘게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뿐 만아니라, 전국각지의 주요도시에서도, 외국 대도시 유학생과 해외동포들도 촛불을 밝혀 높이 치켜들고 있다.

최첨단 과학 문명 도래와 함께, 전 지구적 자본주의라는 양대 산맥 속에서 인류는 이른바 포스트구조주의 시대를 맞이하게 된 현 시대! 어쩌면 정부의 지혜로운 대책이 마련되어 국민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켜 줄 수만 있다면, 기존의 가치들이 하나 둘 무너지게 하는 혼란 속에서도 이번 촛불시위는 새로운 형태의 민주주의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보았다.

특히 현재 어려움을 극복해야할 과제들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열띤 토론들이 여기저기서 이어지는 등 현재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들은 모두 민주주의의 성숙을 가져오게 될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인터넷 문화 확산에 따른 사이버 공간의 다양화는 민주주의적 계기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으므로 더욱 그랬다. 자신이 가진 담론을 의사소통의 자리에서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가는 현대 사회에서 꼭 필요한 매우 중요한 일로 자리잡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언가 잘못되고 있는 것 같다. 순수하게 시작된 시위는 순수파 속에 또 다른 불순한 힘이 알게 모르게 가세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정부의 슬기롭지 못한 대응과 촛불시위의 과격함 속에 고유가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은 IMF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이 상황들! 이러한 어려움들이 민주화로 가기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애써 희망을 가져 보며, 그 안에서 희생되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더불어 잘 살고 나라의 발전을 위한 참으로 가치 있는 하나의 신념이길 간절히 빌어본다.

특히 민심은 천심임을 정부와 그 관계자들은 깨달아야 할 것이며, 대통령은 하늘이 낸 만큼 이제 국민들이 믿고 따를 수 있도록 국민을 위해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치를 펴는 시점이 되기를 하반기를 시작하는 아름다운 7월에는 정부차원 결자해지의 달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서로간의 분쟁과 오해 그리고 서운함을 잠재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와 사랑만이 방법일 것이다.

2008년 하반기를 시작하는 청포도가 익어가는 아름다운 7월, 애국사상을 바탕으로 평화로운 삶에 대한 소망을 알알이 익어가는 청포도에 담아 노래했듯, 정부 국민 모두는 상대의 입장에서 나라의 존립을 위해 서로 힘을 모아 어려운 국면을 함께 해결하는 위기가 기회가 되는 행운의 달이 되길 빌어본다. 서로가 깨어지는 더 이상의 소모전은 없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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