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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상식 밖의 발상-태어나선 안될「한반도 운하」 2018-01-07 18:11:51

이상영 친구    상식 밖의 발상-태어나선 안될「한반도 운하」 2008-05-19 1445

Ⅰ. 머리말

요즈음 몇 사람만 모여도 대화의 주제가 되고 있는 한반도 운하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전문가들의 찬반론에 어떤 논리가 합당한지 판단이 서지 않아 모두들 헷갈린다고들 한다. 이따금 생태환경관련 이야기를 하다가 많은 분들이 나에게도 질문한다. 「유럽 여행을 여러 번 다녀왔는데, 그곳의 운하를 보면 아름다운 경관과 수자원의 이용 및 운하를 통한 물류의 이동을 보면, 한반도에도 운하를 건설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은데 왜 반대를 하는지요?」 그럴 때마다 반복되는 내 의견을 이야기한다. 전문가들의 심오한 학술적인 이론의 어려운 논리를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상식선에서 생각하고 판단하시면 됩니다.」라고 말씀드린다. 우리가 알고 있는 물에 대한 상식이다. 상식은 인류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살아온 진리이다. 달나라에도 신혼여행가고 공상과학영화 「별들의 전쟁」과 같은 첨단과학시대가 오더라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상식은 일반적으로 불변의 진리이기 때문이다. 즉, 물의 특성 몇 가지만 알면 누구라도 판단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첫째,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둘째, 고인 물은 썩는다. 세 번째, 물을 막으면 넘친다. 이 3가지 물에 대한 상식적인 내용을 알고 있다면 쉽게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Ⅱ.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우리나라는 산지가 70% 이상으로 하천의 수로의 상류와 하류의 고도차가 큽니다. 한강과 낙동강의 유역을 가르는 백두대간 분수계에 터널을 뚫어 한강 충주댐과 조령천을 연결하는 20.4㎞ 터널을 뚫는 곳의 해발고도가 125m이다. 물에 엔진이 달려 있다면 서울과 인천의 한강 물과 부산의 낙동강 물이 조령을 거슬러 올라가 한강과 낙동강 수로를 따라 오르내리겠지만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만 흐르지요. 이러한 문제점은 수문 또는 갑문을 설치하여 고층건물을 승강기로 올라가는 것같이 할 수도 있으나,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한 수로에 19개의 갑문을 설치 운영한다면 1갑문을 올라가는데 지체 없이 통과하여도 20분씩 소요되고 인천에서 부산까지 550㎞를 지나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독일의 마인 도나우(MD) 운하는 갑문 16개에 171㎞의 거리를 운행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30시간인 것을 비교하면 한반도 경부운하 운행시간은 90시간정도가 된다. 경부고속도로와 바닷길을 이용하는 것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경부운하를 왜 건설하려고 하는지요?

물류비용과 이동시간 등의 합리적인 검토를 하지 않더라도 자연의 섭리대로 잘 흐르는 물을 가두고 물을 역류해서 배를 띄운다는 것은 오늘날 인류가 누리는 과학문명과 욕구를 모르는 전근대적인 발상으로, 물은 순리대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 내려야 합니다.

Ⅲ. 고인 물은 썩는다.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운하에 배를 띄워서 물류 수송을 하려면 수심 4~6 m의 운하 수로에는 물이 가득해야만 합니다. 앞서 예를 들은 것과 마찬가지로 해발고도차이가 나서 물이 흐르는 것을 막아야만 배가 다닐 수 있습니다. 한강 수계의 운하에 팔당댐을 비롯하여 5개의 댐과 낙동강 수계운하에 낙동댐 등 4개의 댐이 있으며, 배가 다닐 수 있도록 물을 고이게 하려면 층층이 갑문을 건설하고 20여 ㎞의 터널을 뚫어야 한다고 합니다. 터널의 문제점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한강 하구에서 낙동강 하구까지 수로에 물이 가득 고여야만 경부운하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물이 가득 담겨 흐르지 못한다면 물은 생명력을 잃게 될 뿐 아니라, 하천 수계에서 유입되는 부영양물질의 자정 작용을 할 수가 없게 됩니다. 즉 고인 물이 썩게 되는 것은 강 건너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독일의 라인강은 자연형 하천으로 서울에서 인천까지의 한강처럼 육안으로는 멀리서 느끼지 못하나 물의 흐름이 원활하여 하천 스스로의 자정작용으로 맑은 수질을 유지할 수 있는 자연하천에 배를 띄워 물류 이동을 하고 있다. 한반도운하의 모델로 거론되고 있는 독일의 MD운하의 경우는 해발고도 차이가 커서 수많은 갑문에 의해 정체되어 고여 있는 물의 오염이 심각하다. 수질오염이 MD운하의 커다란 문제점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는 사실을 왜 애써 모르는척하고 부영양화의 해결은 운하를 왕래하는 선박 스크루가 진행하면 위아래 와류를 일으켜 운하의 담수에 자정작용을 하여 맑은 물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은 상식 밖의 주장으로 쏘가리 등 물고기들이 웃을 일입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하절기 집중 강수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지역으로 연간 강수량의 절반 이상이 여름철에 내리고 있어, 봄 ․ 가을 ․ 겨울 3계절은 강수량이 작아 선박의 통행을 위해서는 운하 수로에 물이 거의 정체되어 흐르지 못하고 고여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후 특성상 1년 중 3계절 가까이 물이 고여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운하 수로에 고인 물은 당연히 썩겠지요.

Ⅳ. 물은 막으면 넘친다.

한강과 낙동강의 경부운하 수계 550 ㎞에 많은 갑문을 만들어 물길을 막아서 뱃길을 열면, 경부운하 수로에는 물이 가득고이거나, 최소한 배가 운항할 수 있도록 물이 담겨야 한다.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터널과 19개의 갑문으로 배를 띄울 수 있다는 방법론에도 회의적이지만 동의 한다고 하더라도 막은 물을 안 넘치게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선 아무도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즉, 물을 막으면 넘치는데, 넘친다는 것은 곧 홍수가 난다는 것이다. 반복되는 이야기이지만 우리나라 강수 유형은 하절기 장마철에 집중 강수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은 개울에 사는 미꾸라지도 다 아는 사실이다. 배를 띄우기 위해 수로에 물을 가득 담기 위하여 댐 또는 갑문을 건설하여 물을 4계절 막아둔다면, 하절기 집중 강수현상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했는지? 현재 한강과 낙동강 운하 수계에는 많은 다목적댐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 다목적댐들이 하절기 집중강수현상에 수문관리를 일기예보에만 의존하고 있어 일기예보 보다 많은 비가 내리면 댐이 넘치지 않도록 댐 하류 지역에 홍수가 나거나 말거나 댐 수문을 활짝 열어 방류를 하고 있다. 특히 충주댐은 다목적댐 보다는 홍수조절용 댐으로서의 기능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억지 춘양 식으로 다목적댐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한정되어 있는 댐의 하절기 담수량 조절도 완벽하지 못한 상황에서 운하에 배를 띄우기 위해 만든 댐보다 더 많은 갑문의 수위 조절 체계를 검토하였는지 모르겠다.

내륙의 뱃길인 강의 수운과 운하는 엄격히 다릅니다. 유럽에 내륙 수운이 발달한 것은 하천지형이 거의 평탄한 자연형 하천을 수운에 이용하고 있고, 고도차가 나는 일부 지역에 갑문과 수로를 만들어 운하 뱃길을 열고 있습니다. 즉 내륙 수운은 자연형 하천에 배를 띄우는 것이고, 내륙 운하는 물을 가두어 물길을 만드는 것으로 전혀 다른 물길입니다.

배를 띄우자니 운하에 물을 담아두어야 하고, 하절기 홍수를 막으려면 운하에 담긴물을 비워야 하는 진퇴양란의 혼란이 오늘날 하절기 댐 수문관리의 부적절함이 홍수를 유발시키는 것과 다를바 없다. 물이 가득 담긴 운하 수로에 하절기 장마철 태풍이 불어와 폭우가 쏟아지면 어찌될까요? 막은 물길은 넘치고 홍수가 나는 것은 강건너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Ⅴ. 첨단과학시대에 물류는 18세기로 가는 정책

운하는 입지 조건은 물길의 경사가 완만하고 해수면과 현저한 고도 차이가 나지 않아야 하고 물류 이동이 경제성 있는 지역이다. 대표적인 운하가 수에즈운하로 아프리카대륙을 우회하지 않고 물류운송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운하의 해발고도차도 15 m 밖에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운하의 1/5이 호수로 되어 있어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다. 한반도 운하의 건설 효과를 독일의 라인-마인-도나우강(RMD) 수운과 비교 하는데 이는 잘못된 비교이다. 독일의 경우 라인강의 경우는 자연형 하천으로 엄격히 말하면 운하가 아니다. 경부운하에서 라인강과 같은 여건은 한강과 낙동강의 극히 미미한 지역이다. 배의 소통이나 물의 흐름이 원활하고 대형 선박의 통행이 가능한 라인강 줄기 700 ㎞에서 내륙 수운 전체 물동량의 80%를 담당하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의 모델이 되는 독일의 MD운하는 고도차이가 크게 날뿐 아니라 자연 지리적 입지 조건이 부적합한 곳으로 우리나라의 경부운하의 여건과 특성이 비슷하다. 독일 MD운하 지역은 우리나라와 같이 해발고도차도 크고 갑문의 수도 많아 물이 고여 있는 기간이 많아 수질오염 문제가 심각하며, 갑문통과 뿐 아니라 선박운행 시간이 많이 걸려 경제성이 없어 MD운하를 이용하는 물류 이동 양은 극히 미미하여 1% 수준 정도이고, 도로와 철도가 주 운송 수단이 되고 있다. 독일 마인강과 도나우 강을 연결한 MD운하의 물동량 예측에서 건설사를 포함하여 2곳만이 연간 물동량을 1,800~2,000만 톤/년 이라고 주장하고, 많은 연구기관에서 물동량이 이들 예측치의 1/3 수준으로 미미할 것으로 예측하였으나 건설사의 주장대로 건설이 추진되어 자연생태환경과 물류 운송예측 잘못 등의 많은 문제점으로 진퇴양난에 빠지기도 하여 33년간 공사로 1992년 준공되었다. 실제로 1992~2006년까지 물동량도 600~700만 톤/년에 불과하였다. 과학문명의 발달로 물류 운송도 변화여 왔다. 18~19세기에는 산업혁명으로 증기기관이 발명되어 물류운송이 운하 및 해운 이 물류 이동 수단이었고, 19세기에는 철도의 개설로 철도운송이, 20세기 에는 도로와 자동차의 발달로 도로운송이 물류의 2/3를 점하고 있다. 오늘날에는 주문하면 즉시 또는 그 다음날 배달이 되어야 할 정도로 인류의 욕구 또한 변하고 있다. 유럽에서 운하가 잘 발달된 나라들-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도 자연 지리적 환경 즉 지형의 고도 차이가 거의 없는 곳의 자연형 하천에 수운이 발달되어 있다. 특히 네덜란드의 경우는 내륙수면이 하천보다 낮기도 하여 물을 퍼내는 지역도 있다. 운하가 잘 발달되어 있는 유럽연합 25개국의 2005년 물동량을 보면 도로가 44.3%, 해운 39%, 철도 10.0%, 운하 3.4% 순으로 나타났다. 한반도 대운하의 모델인 독일의 MD운하는 「바벨탑 이후 가장 무식한 사업이다」고 독일 하우프 전 교통부장관이 말했듯이 독일의 애물단지로 전락된 사례를 왜 우리가 전수하여 첨단과학문명 시대에 물류산업만은 왜 18세기로 돌아가려 할까요?

Ⅵ. 맺음말

한반도 대운하를 만든다는 것은 자연의 섭리와 인류과학문명의 시대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다. 예부터 치산치수는 백성을 다스리는데 제1의 과업이었듯이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야 하고, 물은 생명력을 가지려면 흘러야하고, 물이 넘치지 않아야 풍요로운 국가가 된다고 하였다. 정체되어 부영양화로 썩은 물이 담수되어 있는도암댐과 댐 수계가 석회암지역이라 담수의 경제성이 없는 홍수조절용 댐을 다목적댐으로 명명하여 댐을 관리하여 홍수조절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충주댐의 사례 등 에서도 물 관리의 교훈을 배울 수 있다. 또한 전력공급에 1등공신인 원자력발전 덕분에 심야에 남아도는 전력을 이용하여 상부댐에 물을 끌어올려 타 수계로 흘려보내 발전하는 등 많은 유역변경댐하류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종간 번식에 의한 생태계 교란 등 우리나라 고유종과 종다양성 등에 대한 생태환경 문제도 심각하다. 즉 한강과 낙동강에만 살던 물고기가 양쪽 강을 왕래하며 이종간의 번식이 이루어져 생태계의 교란이 우려된다. 그리고 물류이동도 시간 싸움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단순한 수로인 운하가 우리나라 내륙으로도 물자를 수송해야 한다면 물류하역 기지가 있어야 되고 차량으로 다시 운송해야하는 번거로움이 등이 있어 전국 방방곡곡을 신속하게 물류 분배를 할 수 없는 현실과, 좁은 국토에 바둑판처럼 완벽하게 계획된 고속도로를 마다하고 비경제적이고 전근대적인 물류운송 수단인 운하를 이용하는 기업이 있을까 의문이다. MD운하의 경우에도 사업자의 과장된 사업효과로 인해 대규모 사업을 시행중에 제반 문제점을 인지하고도 운하를 완공할 수밖에 없었던 사례를 다시금 되새겨서 우리도 그러한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독일의 운하 운영관리자는 3,500명 정도이고, 독일 MD운하의 관리자는 380여 명이라고 한다. 독일운하의 총 연장은 7,000여 ㎞ 이고, 경부 운하의 연장은 500여 ㎞로 독일의 1/10도 안되는데 30만 일자리 등 허황된 꿈같은 경제 효과 등은 거론하지 않더라도 물에 대한 일반적인 특성의 이해와 운하의 자연 지리적 입지 조건, 그리고 오늘날의 물류이동 산업에 대한 상식적인 판단만으로도 태어나서는 안 될 것이 눈앞에 뻔히 보이는 「한반도 운하」이다.

 

<글쓴이 : 한국지형학회 이사/ 박사/ 기술사 이 상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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