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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경기 미술관을 다녀와서 2018-01-07 21:03:58

경기 미술관을 다녀와서 2008-08-09 1493

 

몇 년 전,

경기도 미술관이 안산에 세워진다는 소식을 들으며 한 때 그림을 그리고 싶어 했던 필자는 안산 시민으로서 미술 관련 여러 장르를 접하고 감상할 기회를 자주 갖게 될 것이란 기대에 많이 기뻐했었다. 그럼에도 미술관이 개관되고 2년여 시간이 지난 며칠 전에야 베트남 동화 순회전을 여는 개막식에 참여할 기회가 있어 경기도 미술관을 찾았다.

이번 전시회는 국내 작가들이 베트남 전래동화를 직접 그린 작품과 베트남 작가들이 그린 동화작품들이 함께 전시되어 타자에 대한, 나와 다른 존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특히 이주 여성들의 존재와 그들의 고유한 문화를 귀하게 여긴 존중의 심성이 우리사회에 꽃피어나길 바라는 취지를 담고 있어 이기주의가 만연한 현대사회에 필요한 매우 바람직한 전시회였다.

안산에 미술 관련 전문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산시민으로서 자부심을 가질만했다. 미술관 교육팀장님 덕분에 미술 평론가들과 화가들 그리고 큐레이터들과 함께 하는 뒤풀이까지 참여하는 행운을 얻었다. 그림을 그리는 친구들이나 일로써 만나는 미술관련 전문가들과 만나면 유난히 맑고 순수하여 카타르시스를 느끼곤 했던 경험이 있어 마다하지 않고 뒤풀이에 합류했다. 베트남전시회였던 만큼 뒤풀이는 원곡동에 위치한 국경 없는 마을의 베트남 식당에서 있었다.

국경 없는 마을 원곡동에는 외국인근로자들을 위해 남모르게 애쓰고 있는 또 다른 미술인들이 있었다. 외국 유학 시, 이국땅에서 받은 서러움을 기억하는 유학생들이 타국인 한국에서 서러움과 외로움을 느끼고 있을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개인 몇몇씩 모여 서너 평 남짓, 작지만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공간과 설치미술까지 가능한 실험 공간은 물론 미술을 이해하도록 하는 강의공간을 만들어 소리 없이 많은 외국인들의 위안이 되고 있었다. 마음은 손으로 만질 수 없는 부분인 만큼 마음을 만져줄 수 있는 사람만이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간에 미술이란 예술 장르가 그들의 외로운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터를 잡은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만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관심을 가지고 사람들과 공유할 줄 아는 그들이 참으로 아름답고 숭고해 보였다.

현대사회는 과학화로 점점 기계화되어져 인간의 감정마저도 규격화되어지고 형식적이며 이기적인 모습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이에 인간의 존엄성마저 위협받고 있으므로 인간성 회복을 위해 감성적인 부분을 도울 수 있는 미술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미술은 시각과 촉각 예술로 감각기관을 통하여 보거나 느낄 수 있도록 형상화하는 일이므로 인간 본연의 생동적인 감정과 참신한 창조의 힘을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미술은 생각하고 그리고 만들고 이해하며 고쳐가는 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일인 만큼 창작자나 감상자 모두의 잠재된 창의력과 감성능력을 불러일으킨다. 미술은 조화를 이루는 감각, 흐트러진 것들을 구성하는 능력과 합리적인 형태를 보는 창조적인 행위를 도출해낼 줄 알게 한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의 정신을 풍요롭고 맑게 만든다.

우리 주변은 모두 미술의 세계다. 그런 만큼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미술을 가장 먼저 접하고 있지만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 미술부문이 사회는 물론 우리 인간에게 미치는 역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미술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기도 미술관은 현대미술의 창작과정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다양한 Tip을 제공하여 쉽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어린이들이 감상한 현대미술과 그 창작과정에 대해 스스로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체험장에서 활동지를 이용한 확인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며, 성인들에게도 감상뿐만 아니라 미술사 등 인문학 강의와 참여미술활동을 돕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어린 시절 미술적 체험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성장기 어린이들의 다양한 체험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화면을 떠나 공연과 비디오 등 새로운 매체로 실험하는 단계로의 진입을 미술관 운영에서 보여주고 있다.

경기도 미술관은 미술사에 대한 관심이 깊어 불혹의 나이에 서양 미술사를 전공한 예순의 나이가 도저히 믿기지 않는 열정과 미모를 가진, 특히 여성미술과 페미니즘에 많은 관심을 둔 김홍희 관장님의 영향과 그에 공감한 미술전문가들이 이끌고 있다. 관장님은 여성인 만큼 현대 페미니즘이 타 분야 이론과 접목되어, 페미니즘 자체의 자기 폐지적 국면을 극복하고 새로운 단계로 진입해야한다고 인식하는 분으로, 여성작가들의 뛰어난 예술성을 높이 살 뿐 아니라, 예술가의 사회적 책임과 다양한 시각의 창조주체로서 미술계의 발전을 위해 한국 화단의 조형적 변화와 확장에 기여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분이다. 전문가들은 뭔가 다르다는 감동을 받았다. 경기도민들과 미술의 사회적 역할을 위해 노력하는 미술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 된 경기미술관 방문을 통해 앞으로 더욱 살기 좋은 문화의 도시 안산이 될 것이라 생각되어 사뭇 많은 기대를 걸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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