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글 읽기
제목 생어우환 사어안락 2018-01-05 01:32:16

2006.02.07     조회  2216

생어우환 사어안락(生於憂患, 死於安樂)
사람들은 누구나 우환 없이 편하게 살기를 소망한다. 그러나 편하게 산다는 것은 당장은 즐겁고 재미있고 행복하게 느껴질지 모르나 결국 자기 자신에게 부족 되는 많은 요인들을 발견할 수 없게 되어 결국은 우환보다도 더 큰 죽음에 이르는 병이 될 수 있다.

2006년의 구정명절은 주말에 포함되어 있어 기간도 짧았을 뿐만 아니라 경기에 따른 분위기 탓이었는지 모두들 명절 분위기가 아닌 주말을 보낸 기분이라고들 하였다. 덕분에 불편이 덜어진 사람들도, 아쉬움으로 인해 섭섭했던 사람들도 있었을 터이다. 필자도 도무지 명절 같지 않은 느낌으로 예전과 다름없이 차례를 지내고 그동안 찾아뵙지 못했던 어른들을 찾아뵈러 나섰다. 뉴스에서 교통체증을 분산시키느라 매시간 밀리는 고속도로와 소통이 용이한 도로들을 알려주는 방송들을 들으면서 아무리 교통체증이 심하여도 고향 길에 나서는 그 마음 넉넉함은 체증도 즐겁겠다 싶었다. 그러나 운전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힘들까 싶어 필자는 멀어야 용인이고 서울시내에서 모두 이루어지는 세배이므로 하루에 다섯 분의 어른들을 뵈러 감을 힘들다하면 아니 되겠구나 여겼다. 추석과 설날에는 어김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그간 자주 연락드리지 못함에 대한 죄송함과 사촌 오촌 육촌들까지 만나 그간의 근황들을 듣는 자리 그리고 덕담을 듣는 자리를 한 번도 빼놓지 않고 한다. 이는, 사람 사는 일 중에 꼭 해야 할 하나의 도리라고 여겨서이다. 명절에 여행을 계획하고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썩 좋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필자는 구 세대적이고 매우 보수적인 성향이 아닌가 싶다. 허나 명절이 아니면 친척 얼굴들을 한자리에서 보기가 매우 쉽지 않다. 모두 핵가족화 되어있어 친척 분들의 경조사에서나 만날 수 있지만 경조사 역시도 정해진 시간 공간이라서 서로의 마음을 섞기가 만만치 않아 늘 아쉽고 이웃보다 못하단 생각이 항상 든다.

이번 명절은 집집마다 우환들이 눈에 띄게 드러났다. 비교적 행복한 친척들이라고 ‘저분들만큼만 살면 그래도 아쉬움은 없겠구나.’ 했던 친척 분들을 뵈면서 그분들도 우환들을 가지고 있어 사람 사는 일이 누구나 특별한 삶은 없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한 분은 자녀의 취업과 결혼문제로 힘들어하셨고 한 분은 암치료를 받고 계셨으며, 또 한 분은 둘째 사위의 사업이 어려워져 왕래조차 끊겼다하시며 시름하셨다. 또 한 분은 사오정에 해당되게 되어 앞으로의 일이 걱정이라신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좋은 소식들도 있었지만 이틀 동안 찾아뵌 일곱 분의 친척어른들 가정 가정마다 하나 이상의 걱정거리들을 다들 안고 계셨다. 필자 역시 영민했던 남동생을 교통사고로 잃은 지 10년이 되었는데도 그 한 사람의 빈자리가 어머님께는 그 어떤 고통과도 비교가 안 되는 슬픔으로 우환이 되었고 아비 없이 남겨진 손자들 걱정으로 하루도 편할 날이 없어하신다. 이러한 우환과 걱정들을 보면서 2300년 전 맹자가 남긴‘우환은 생존함이고 안락은 죽어감이다.’라는 생어우환 사어안락(生於憂患, 死於安樂)이라는 엄청난 의미를 가진 맹자의 말씀이 떠올라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고통과 시련을 동반한 우환들은 견뎌내고 나면 한 걸음 더 단단해진 삶의 지혜와 기회를 주려는 것이라는 말에 깊은 공감을 하며 지혜롭게 이겨내고 넘겨 그것이 기회가 되기를 덕담으로 남겨본다. 정말 그랬다. 주변에 경제적으로 성공했다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시련 후에 실현된 것이었다. 이번 구정명절에는 세배와 덕담을 주고받으며 우환이 있음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고통과 아픔들이 더 넓은 세상과의 소통으로 한 단계씩 성숙하고 감사한 삶들이 될 수 있게 되기를 빌어본다.

facebook twitter hms

글 읽기
이전 성공하려면 2018-01-05 01:30:24
다음 독서의 중요성 2018-01-05 01:36:51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