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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름다운 내조는 천하를 얻게 한다. 2018-01-08 01:10:20

아름다운 내조는 천하를 얻게 한다.

2009-08-25 1314

참으로 파란만장한 4수에 15대 대통령이 되었던 김대중 대통령이 영면에 드셨다. 김 대통령의 서거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애도를 표하며, 필자는 이희호 여사의 내조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고 김대중 대통령은 정치가의 길을 걸은 이래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대통령에 대한 꿈을 접지 않았고, 결국 72세 고령의 나이에 대통령이 되었다. 그 의지는 보통사람으로서는 도저히 따를 수 없는 부분이다. 그 뒤에는 ‘아름다운 내조가 천하를 얻는다.’ 라는 말을 증명하듯 정치적 동반자인 이희호여사의 내조가 있었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병원에서의 사투와 국장 진행과정을 지켜보며, 이희호 여사의 조용한 가운데 사랑이 충만한 내조가 더욱 돋보인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는 남편을 위해 위급한 상황 속에서도 이 여사는 약 3일간 묵묵히 뜨개질을 했으며, 임종을 맞은 새벽 남편의 얼음장 같은 손에 벙어리장갑을 씌워 주었다. 임종 시 김 대통령은 이 여사가 씌워준 벙어리장갑을 끼고 계셨다는 보도를 들으며 이 여사의 남편을 향한 사랑이 얼마나 지극한지가 느껴졌다. 부부가 사랑을 넘어 존경할 수 있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에 아내로서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나라는 현재 17대 이명박 대통령의 영부인을 포함해 10명의 영부인을 맞았다. 그 중에서 이 여사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고 육영수 여사의 내조 다음으로 개인적인 남편이 아닌 나라의 지도자 대통령에게 미친 내조자로서 영향력이 남다르다 생각되어서이다.

이여사와 김 대통령은 1951년 ‘면학동지회’ 일원으로 만났다. 그리고 모스크바 주립대학교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온 어느 날, 거듭되는 낙선과 부인과의 사별 그리고 5·16으로 인해 낭인으로 지내고 있던 김 대통령을 길에서 우연히 만나 결혼하게 되었다. 그 후 온갖 정권 탄압으로 죽음을 넘나드는 고난 속에서도 이 여사와 김 대통령은 부부라는 사적관계를 넘어 독재와 싸우는 동지로 그리고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로 47년을 함께 했다. 이 여사는 ‘내란 음모죄’로 수감 중인 남편을 위해 매일매일 철학적․신학적 논쟁거리와 남편의 투쟁에 대해 격려 편지를 썼으며 남편이 요구한 책 외 1-2권의 책을 더 넣었다고 한다.

DJ 대통령 당선 당시 이 여사는 75세였지만 내조자로서 여성. 사회 운동가였던 이 여사는 여성과 약자 관련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이에 여성가족부의 모태가 되는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가 출범하였고,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 부부가 동반해 임명장을 받는 새로운 관행이 절로 생겨났다. 이 부분에서 이 여사가 아내들의 내조를 얼마나 중히 여겼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여사는 영부인이 된 후 가장 먼저 결식아동을 돕기 위한 ‘’사랑의 친구들‘을 설립했으며 이를 후원하기 위해 만든 것이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는 ’한국여성재단‘이었다. 영부인으로서 이 여사는 해외 순방길에 혼자 올랐고, 육영수 여사 이후 처음으로 소록도를 두 번이나 방문하였으며, 경호실 반대에도 불구하고 소년원 재소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격려하고 소년원을 정보특화학교로 변모시키기도 했다. 다른 영부인들과 다른 점은 정치적 동반자로서 그 역할이 뚜렷하지만 소리 없이 강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특히 집안의 반대를 무릎 쓰고 5·16사건으로 낭인이 된 희망을 기대할 수 없는 DJ와 결혼하여 고령의 나이에 대통령의 꿈을 이루게 한데는 이 여사의 내조가 절대적이었다.

필자는 주변의 친지나 지인 중 결혼하는 신혼부부들에게 ‘김대중옥중서신’을 권하거나 선물로 주곤 한다. 조작된 사건으로 사형을 언도받고도 굽히지 않는 옥중 남편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서신과, 사형집행이 언제 있을지 모를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부인을 존경하며 사랑하고 위로하는 서신에서 진정한 부부애를 느끼고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여사의 내조를 통해 내조의 위대함과 아름다운 내조를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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