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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랜만에 맞은 단비 2018-01-13 14:33:21

오랜만에 맞은 단비   2010-10-25 1116

지난 금요일 늦은 밤 참으로 오랜만에 마음 안에 가두어진 우울함과 답답함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단비를 맞았다. 바로 엠넷 스타 발굴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에서 134만 명을 제치고 최종 결승에서 이름 불린 ‘허각의 우승’이었다. 천안함 사건이나 4대강 개발 그리고 끊임없이 제기되는 공직자의 비리사건 등 국가적인 사건에 발맞추기라도 하듯 최근 심각할 만큼 국민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비윤리적이고 부끄러운 뉴스들이 연일 보도되어 몹시 우울했다. 과연 이것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 사는 세상인가 회의가 일었다. 눈뜨면 들리는 부부와 부모 자식 간 존속살인은 물론 아버지는 물론 조부에게까지 성폭행을 당했다는 이야기와 친구를 살해하는 것도 모자라 시체를 훼손하고, 자살이 난무하고… 순간의 쾌락에 눈 먼 사람들로 道가 땅으로 곤두박질쳐 이제 道는 죽었다고 말할 만큼 온통 먹구름 가득한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순수한 경쟁으로는 도무지 성공을 이룰 수 없고 가난한 사람들은 더욱 더 가난해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날이 갈수록 더 심화되어 그로 인한 빈부의 격차는 더욱 커져 돈 없고 학벌 없는 사람은 가난의 그늘을 벗어날 수 없는 세상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것은 당연한 논리라는 전제하에 실제 세상을 이끌어가는 사람은 인재 10%이고 기업들이라지만 그것을 유지시켜주는 사람들은 어렵고 가난한 시민들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가난하고 순수한 사람들을 위한 자리는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번 ‘슈퍼스타K2’ 처음 시작에서는 음악성 하나만으로 도전한 도저히 우승자 대열에 들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었던 허각이 우승을 한 것이다. 그는 편부에 가정형편이 어려워 집안을 돕느라 중학교 중퇴 학력이며 163cm 신장에 일명 루저였고 가난한 환풍기 수리공이었다. 그러나 노래에 대한 열정은 어느 누구도 그를 따를 수가 없었다. 그런 그가 우수한 음악성을 가진 134만대 1의 경쟁 관문을 뚫은 것이다. 얼마나 숭고하고 아름다운 승리인가. 영국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즈 갓 탤런트`를 통해 많은 불행과 악조건을 이겨내고 휴대전화 판매원에서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 폴 포츠가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돌아간 그날 대한민국의 폴포츠가 탄생한 것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필자가 허각 개인의 우승을 두고 단비라고 하는 것은 허각의 노래 실력도 출중했지만 심사위원들의 신중하고 공정한 심사와 함께 인터넷 투표의 수준 그리고 출연자들의 아름다운 경쟁으로 완벽한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 오디션에서 처음부터 우승 후보자로 꼽혔던 존박은 우승에서 밀렸음에도 불구하고 “저 너무 행복해요 형이 잘되어서…’라고 했고 우승자가 앵콜송을 부를 때 주인공보다 튀지 않게 뒤에서 화음을 넣어주던 모습에서 알 수 있듯 출연자들의 아름다운 경쟁에서 더 큰 감동을 받았다. 일반인들의 무의식 속에 깔려 있는 신분 상승에 대한 로망을 방송사가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상업적이라 하더라도 허각의 진실됨과 간절함은 상업성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이 또 하나 있다. 허각이 선택한 곡은 대부분 희망을 담은 노래라는 것이다. 희망은 성공을 부르는 키워드라는 것이 또 한 번 드러난 셈이다. 허각은 음악에 대한 소질만 있었을 뿐 제대로 지도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렇지만 자신의 부족함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인정하며 “그동안 정규 음악 교육을 받지 못하여 어떻게 고쳐야 할지를 몰랐는데 심사위원들이 저의 잘못된 점들을 지적해 주셔서 너무 좋습니다”라고 겸손함을 보이며 지적을 빠르게 고쳐나가 좋은 결과를 낳았던 것이다. 가난해도 꿈을 가지면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용기와 희망을 준 프로그램이었다. 마음에 와 닿는 가슴 뭉클한 사람 사는 이야기와 희망을 노래하는 따뜻한 이야기들이 더욱 그리운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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