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글 읽기
제목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 2018-01-14 14:40:10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            2012-02-07 1218

집 근처 레스토랑에서 한 지인과 저녁식사를 마치고 서로 계산하겠다고 카운터로 달려 나갔다. 결국 지인에게 밀려 다음에는 내가 사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후 꺼내들었던 지갑을 손가방에 넣고 헤어졌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백화점에 들려야할 일이 생각나 빨리 건너라고 보채듯 깜빡이는 보행 신호등을 바라보며 전력을 다해 뛰어 건넜다. 그리고 백화점으로 들어가 주문해 놓은 물건을 받아 값을 계산하려는데 지갑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순간 현금은 그렇다하더라도 카드 분실신고를 내고 카드와 신분증을 재 발급받아야한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착잡해졌다. 신호가 바뀌기 전에 건너려고 뛰면서 빠진 것인가, 식사비 계산을 하려고 빼내었다가 다시 넣으며 잘못 넣은 것인가 하는 생각에 우선 백화점까지 걸어온 동선을 따라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진동모드로 바꿔놓은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지는 집이었고 발신인은 아들이었다.

“어머니, 지갑 잃어버리셨죠?”

아들의 목소리에 순간 안도감과 함께 누군가 지갑을 주워 집으로 가져다주었다는 직감이 들었으며 너무도 고마운 사람이라는 생각에 “어떻게 된 거니? 어떤 사람이었어?”라고 물었다. “대학생 같은 형인데 인터폰이 울려 받았더니 어머니 성함을 대며 지갑을 주웠다고 전해주고는 급하게 가버렸어요.”라고 하는 것이었다.

“연락처는?”

“안 가르쳐 주려고 하기에 졸라서 받아놓았어요. 문자로 넣어드릴게요.”

아들이 보내준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만나자고 하였다. 같은 아파트도 아닌 약 10분 거리에 있는 다른 아파트에 사는 대학생으로 주문한 물건을 가지러 들렸던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굳이 안만나셔도 된다며 거듭 사양하기에 지갑 받은 아이가 이번에 대학가는 아이이니 선배로서 형으로서 만나게 해주고 싶다며 부탁하여 며칠이 지난 후 어렵게 만남이 이루어졌다. 멋진 청년이라는 생각이 들어 당연히 기대되고 설레었지만 만나는 순간 준수한 외모에 기대와 설렘은 배가되었다. 아들의 178센티미터 키에 견주어 185센티미터는 되어 보이는 신장에 외모는 연예인 저리가라였다. 연기과에 다니는 학생으로 이미 모델을 하고 있었고 전공은 연극이었다. 미리 사인을 받아둬야할 것 같았다. 아르바이트 끝나는 시간에 맞춰 만난 것이므로 점심이 조금 늦은 시간이라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아들만 남겨두고 고마운 마음을 넣어 간 봉투를 전하고 헤어졌다. 아들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형은 어떻게 그렇게 착할 수가 있어요?”라고 물었다고 한다.“당연한 거 아니니?”라고 하더라는 것이었다. 친구들로부터 중3까지 한 번도 육두문자를 써보지 않은 아이로 인정받았던 아들이었지만 형의 답변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고3 내내 원하는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심하게 반항하며 사춘기를 겪었던 아들은 아름다운 사람에 대한 기준 그리고 살만한 세상을 위해 사람들이 지켜야할 질서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이야기를 듣던 딸아이 역시 버스에서 졸다가 급히 내리느라 책을 두고 내렸는데 어떤 학생이 자신이 내릴 정거장이 아닌데도 차를 세우고 따라 내려 “저기요. 책 두고 내리셨어요.”하고 전해주더라고 했다. 축구라면 사족을 못 쓰는 아들도 용돈을 모아 산 비싼 축구공을 PC방에 두고 나왔는데 초등학생 한 명이 들고 따라 나와 전해주었다고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하였다.

세상이 살아볼만한 공간인 것은 이처럼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니 그동안 사람들로부터 알게 모르게 많은 은혜를 입었다. 부모, 스승, 자연, 사회, 이웃 등 많은 은혜 속에서 살았던 것이다. 새해 초 아름다운 한 청년으로부터 은혜를 입어 올 한 해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사람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은혜를 알고 은혜에 감사하고 은혜에 보답하는 아름다운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facebook twitter hms

글 읽기
이전 부(富), 성공(成功), 사랑(LOVE) 2018-01-14 14:38:49
다음 나에게 묻는다 2018-01-14 14:43:5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