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글 읽기
제목 후마니타스(Humanitas) 2018-01-14 15:40:22

후마니타스(Humanitas)             2012-03-27           1488

후마니타스(Humanitas)란, 인간과 문화, 인간의 가치와 인간만이 지닌 자기표현 능력을 바르게 이해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인문학’을 가리키는 다른 말이다. ‘후마니타스’라는 용어를 만든 철학자 키케로는 ‘후마니타스’를 ‘문명을 만드는 인간’이라는 의미로 사용했다. 즉 ‘후마니타스’는 ‘인간다움’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인간다움이란, 무한 경쟁, 물질 만능주의로 인간이 도구화 되어가는 즉 점점 더 각박해져가는 이 시대가 갈구하는 욕구와 맞닿아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학문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인간다움이 점점 희박해져가고 있는 이 시대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전 세계는 물론 우리나라 또한 인문학에 대한 열풍이 불고 있다. 이처럼 ‘인간다움’에 대한 갈급으로 생겨난 강좌가 바로 인문학 강좌인 만큼 인문학 강좌가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이야기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서울역 앞에서 노숙생활을 했던 김씨는 2005년 어느 날 한 신사로부터 인문학 공부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는 별 생각 없이 그 신사를 따라가 참여했고 그 후 마음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노숙자들이 그러하듯 뭔가를 해보겠다는 의지나 의욕 없이 하루하루를 연명하며 지냈던 그는 무료급식을 끊고 지원센터에서 소개해준 자활근로를 시작하였으며 밤에는 쪽방에 불을 밝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는 문학, 철학, 역사, 음악, 미술 등에 대한 기본 강좌와 미술관, 음악회, 연극 등 문화예술 체험을 하면서 자신의 삶에 대해 반성적이고 성찰적이며 인문학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어 삶의 본질이 달라지는 계기를 얻어 지금은 사업가가 되었다. 인문학은 이처럼 생존을 위해 즉각적인 대응 밖에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삶에 대한 의욕과 의지를 불러일으켜준다.

김씨가 인문학을 접할 수 있었던 곳은 소외계층을 위해 2005년 9월부터 문을 열고 인문학 강좌를 하고 있는 성 프란시스 대학이다. 이것이 계기가 되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 즈음부터 대학에서도 인문학 강좌들이 속속 개설되어 학생들은 물론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시민들에게 무료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도소에서도 인문학 강의가 진행되었다. 인문학 강의를 하시는 분 중 한 지인과 대화를 나누며 인문학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할 수 있었다. 그 분은 인문학 봉사 강의를 하시는 분으로 대학 강의 때문에 더 이상 봉사 강의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인문학자로서 누구보다 인문학 강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계신 분이라 교도소 강의 제안에 선뜻 응했다고 하였다. 교도소는 공간 특성 상 인문학 강의를 할 분위기가 아니었기에 일주일에 두 세편의 시를 나눠주고 함께 낭독하며 마음속에 시 한 편을 들여놓아보라고 청했다고 했다. 그리고 “시는 마음이 허할 때, 외롭고 고독할 때, 잠이 오지 않을 때, 연인이나 가족이 보고 싶어 눈물이 나오려고 할 때, 마음에 담아둔 시를 꺼내 조용히 암송해 보세요. 시는 답답하고 고독한 마음을 달래줄 것입니다. 마음의 상처를 치료해줄 것입니다. 한 번 속는다 생각하고 실천해보세요.”라고 했다고 한다. 그렇게 몇 주 동안 한두 편씩 교도소 안으로 시를 날랐는데 시간이 흐르자 험악했던 처음 분위기는 사라지고 한두 사람씩 질문을 하고 끝날 즈음에는 다가와 손을 내밀더라고 했다. 퍼다 나른 시 중에서 가장 많이 선택한 시가 무엇이었느냐고 질문해 보았다. 그것은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인문학은 인간의 조건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인만큼 분석적이고 비판적이며 순수한 이성에 의하여 인식하고 설명하는 사변적인 방법을 폭넓게 하므로 소외된 계층을 위해 더 많은 강좌가 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facebook twitter hms

글 읽기
이전 현재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2018-01-14 15:38:38
다음 여가문화의 중요성 2018-01-14 15:41:5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