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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묵자의「겸애설」 2018-01-07 14:11:37

묵자의「겸애설」 2007-06-27 1589

얼마 전 욕심 없이 살다 가볍게 떠나가신 피천득(수필) 선생님과 권정생(시인) 선생님으로 인해, 인생에서 무엇이 값진 삶인가 늘 고민해왔던 대학시절 나의 마음을 크게 사로잡았던 작품을 다시 펴 들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묵자의 <겸애설>이었다.

중국의 많은 옛 사상가들 중에서도 묵자는 가장 두드러진다. 그것은 묵자 자신은 물론 그의 작품들이 유독 대중적이고 서민적이기 때문이다. 묵자의 여러 사상 중 가장 중요한 사상이 <겸애>라 할 수 있는데 이는 나와 너의 구별이 없는 절대적 사랑으로 모든 사람들을 똑같이 사랑하라는 것이다. 그는 어지러운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을 희생하며 사랑, 평등, 평화의 개념을 바탕으로 낮은 지위의 사람, 천한 신분의 사람, 낮은 계층의 사람들 입장을 대변한 중국 역사상 가장 독특한 사상가이자 활동가였다. 겸애(兼愛), 절검(節檢), 비공(非攻) 등 그의 사상은 약 2500년이 지난 현대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을 정도로 그는 시대를 넘어선 뛰어난 사상가라 할 수 있다. 천하의 혼란을 평정하려면 반드시 혼란의 근원을 살펴야 하는데 묵자는 혼란이 일어나는 원인을 바로 차별하는 사랑에 있다고 보았다. 즉 임금과 신하가 서로 아끼지 않고, 아버지가 아들을 섬기지 않고, 가족과 국가가 서로를 아끼지 않는 데에 혼란의 원인이 있다고 보았다. 그것의 해소를 위해 ‘겸상애설’을 주장했던 만큼 그는 시대에 앞서 혼란한 시대를 바로잡고 인간 모두가 화목하게 살 수 있는 공동체를 꿈꾸었다. 인간의 공동체는 생산력의 무한한 발전이 가능할 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한정된 재화를 가지고 조금씩 절용하는 정신 속에서 가능하다고 보았다. 이 작품에서 보여 지는 묵자의 사고는 오늘날 같은 총체적으로 어지러운 현실 속에서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아주 유용한, 그리고 평범함 진리를 알려주고 있다.

우리 모두가 작품 속의 표현처럼 겸애를 행하다보면 천하의 혼란은 그치고 안정을 얻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 사랑해야만 하는 이유는 타인을 해치면서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서로에게 해로움으로 귀결되는 반면, 타인을 배려하고 위하는 겸애의 자세는 상호간에 서로 이익이 된다고 보았으며 서로를 사랑함으로써 공동의 안정과 이익을 추구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결국 남을 사랑하는 것은 국가와 백성의 이익에 도움이 되므로 이로운 것을 일으키고 해로운 것을 제거해야만 한다. 즉,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살려면, 힘을 가진 사람이 힘을 쓰고, 돈을 가진 사람이 돈을 내고, 학문 있는 사람이 학문을 내어, 굶주린 사람에게는 먹을 것을, 추위에 떠는 사람에게는 입을 것을 얻도록 하고, 전란을 일으킨 사람은 응징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만 사람들이 행복하고 안녕 된 생활을 할 수 있다. 만약 이것을 할 수 없다면 사람과 짐승은 아무런 구별이 없게 될 것이다.” 라고 했다. 이에 무척 크게 공감한다. 남을 배려하고 봉사와 헌신 할 줄 아는 삶이 가장 가치 있는 삶이라 생각하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필자에게 묵자의 겸애설은 필자를 몹시도 부끄럽게 한다.

대선을 앞두고 정정당당한 싸움보다는 서로의 약점을 헐뜯는 정치인들을 보며, 벌써 시나브로 잊혀져가고 있는 대기업회장의 사건을 보며, 욕하고 혀를 차기 이전에 욕심 없이 무엇이든 함께 나누는 세상을 만들다 가신 피천득선생님과 권정생선생님이 다시 생각났고 몹시 그리워졌다. 25세기 전 작품이지만 마치 오늘날을 예상하고 주장한 설이 아닌가싶게 읽을 때마다 놀랍기만 하다. 우리나라 전 국민, 더 나아가 전 세계 사람들이 묵자의 겸애설을 받아들이고 서로가 끝없고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푼다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의 진정한 평화가 어느새 우리 곁에 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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