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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파리 대왕-인간의 본성 2018-01-07 14:19:35

파리 대왕-인간의 본성 2007-07-18 1470

인간에 대한 고찰이 시작된 이래 인간본성의 선과 악에 대한 논쟁은 끝이 없다. 동양에서의 인성 논쟁으로 맹자는 모든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사람의 본성은 선하다는 성선설을 주장했다. 그러나 맹자보다 한 세기 뒷사람인 순자는 인간은 이익을 좋아하는 성질이 있어 다른 사람과 싸워 이기려는 마음이 생기고, 이로써 타인에게 해가 되는 행위를 하게 된다고 성악설을 주장했다. 이러한 인간의 선과 악에 대한 논쟁은 그동안 소설 속에서도 수없이 등장했다. 그 중에서도 인간 본성에 대한 고찰을 통해 인간성의 결함에서 근본적인 사회 결함을 찾아 낸 작품이 198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1954년)이다. 저자는 당시 무인도에 고립된 순수한 아이들의 행동 양식을 통해 인간내면에 잠재해 있는 사악함과 권력에 대한 욕망을 상징적으로 그려냈다. 그는 1940년 영국 해군에 입대하여 제2차 대전에 참가하기 전까지 사람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 생각해왔었다. 그러나 참전에서 보고 겪고 들은 유태인학살 및 무차별적인 대량살상 등은 그가 인간의 본성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 후 어린아이들의 무인도 불시착사건을 통해 인간이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집단으로 발휘되는 인간본성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작품으로 나타내었다.

12살 이하의 어린 소년들이 핵전쟁을 피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던 중 무인도에 불시착하며 전개되는 이야기! 무인도에 고립된 순수한 아이들의 행동양식을 통해 인간내면에 잠재해 있는 선과 악 그리고 권력에 대한 욕망을 상징적으로 그려냈다. 그들은 처음에 투표를 통해 대장 랠프를 뽑을 만큼 문명인으로서의 질서와 의식을 보여준다. 그러나 무인도에서의 고립이라는 상황은 생존을 위해 문명세계에 의해 규제되어 오던 생활의 규율들이 약화되며 인간본성 속에 잠재해왔던 권력욕과 야만성이 드러난다. 순수함의 표상이라고 생각했던 소년의 무리가 세상의 인습과 도덕에서 격리되는 순간, 동물적인 본성을 드러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 집단은 양분되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서슴없이 상대를 공격하는 무법천지가 되고 만다. 점차 살인에 대해 스스럼이 없어지는 잭의 무리들은 새끼돼지들에게 젖을 물리고 있던 암 돼지를 망설임 없이 죽이게 되면서 결국 뜻이 다른 소년에 대한 살인도 서슴치 않는다. 이러한 그들의 잔인함과 야만성은 그들의 질서와 체계를 무너트렸고 참담한 상황에 이르게 한다. 결국 고립생활은 문명과 이성을 상징하는 기존의 대장 랠프와 야만성과 본능충족을 상징하는 잭 사이의 분열을 일으키고 조직을 와해시킨다. 소년들은 생존을 위해 힘과 야만성을 상징하는 잭의 조직으로 들어간다. 그들은 자신들의 얼굴에 페인트칠을 하여 문명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린다. 이성적인 문명인은 절제와 제약이 따름은 사실이다. 얼굴에 페인트칠을 했단 것 자체가 이중성이고 양심을 가리는 것이다. 악한 자들은 자신들과 다름을 결코 용서하지 못한다. 그들의 조직을 더욱 공고히 하기위해 결국 문명인으로 남은 랠프를 쫓는다. 그들은 영국군의 순양함에 의해 모두 구조되지만 소년들을 질책하는 장교의 행동에서 진정한 의미에서 구조라고 보여 지지는 않는다.

골딩은 여기에서 의문을 던진다. ‘과연 인간은 선한 존재인가?’ 우리의 문명과 질서가 얼마나 허약한 기반위에 세워진 것인가를 되묻는다. 만약 성인사회와 완전히 격리된 곳에서 스스로 타락하고 야만화되어 자기파멸에 직면한 아이들을 구원하는 사람이 성인이었다면, 전쟁터에서 파멸하고 있는 성인들을 구해줄 수 있는 자는 과연 누구일까? 인간본성의 선과 악에 대한 고찰은 영원히 정의 내릴 수 없는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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