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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묘, 고인돌에서 자연장까지 2018-01-06 21:00:36

성묘, 고인돌에서 자연장까지 -2006-10-10 1287

이번에는 유난히 긴 연휴의 추석명절이었다. 명절날 풍경은 시대를 따라 변하여 가족여행을 가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대부분이 부모님을 찾아뵙거나 고향어른 긔리고 친지를 만나는 기회로 삼고 성묘를 하며 조상들을 기린다. 그래서 1시간 거리가 3-4시간 걸려도 말로는 짜증난다고 하면서도 왠지 즐거운 사람들의 표정들은 숨길 수가 없다. 귀향길만이 아니라 명절날과 명절을 전후한 성묘 가는 행렬들로 도로는 또한 늘 몸살을 앓는 것을 보며 과연 선산이나 공원묘지에 모셔놓는 매장문화는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매장문화는 유교사상과 풍수지리사상이 지배적이었던 조선시대부터였다. 우리나라는 전국에 걸쳐 약2000만기의 묘소가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 전 국토의 1%인 약2억9333평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매년 여의도 면적 만큼인 약 13만여 기의 묘지가 늘어나고 있어 토지잠식과 산림 훼손을 가져오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얼마 후 우리나라는 산 사람들 보다 죽은 사람들의 묘지강산으로 변할 지도 모른다. 이를 심각하게 인식하는 국민들 일부는 이미 매장에서 화장으로 장례방법을 바뀌어 가는 추세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묘지문제를 해결하고 환경훼손을 줄이기 위해 유골을 나무나 잔디 밑에 묻거나 뿌리는 자연장을 도입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분묘를 대신해 수목장 등 자연친화적 장사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봉안시설(현 납골시설) 설치기준을 제한하는 등 ‘장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우리에게 아직 자연장은 낯설지만 이미 일부 사찰 등에서는 자연장(수목장)을 하고 있었고 스위스, 독일, 영국 등 유럽지역에선 이미 각광받고 있다. 자연장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실천하는 가장 이상적이고도 자연스런 장묘법이라 생각한다. 벌초도 성묘도 하지 않는 무연고 분묘가 무려 7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만 보아도 자연장 제도는 국토잠식과 환경훼손이 심한 묘지와 봉안 시설 등의 장묘시설을 대체할 수 있는 혁신적인 대안이라 할 것이다.

자연장은 조선시대 이전 시신을 들판에 버리는 유기장부터 선사시대의 동굴장과 고인돌, 봉분과 화장의 시대적 맥락과 역사적 변천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렀다. 매장은 묘지부족과 땅값 상승뿐만 아니라 풍수해, 나무뿌리, 벌레침입으로 인한 시신훼손과 후손들의 무관심으로 묘지 관리가 쉽지 않은 현실과 비뚤어진 장례문화로 우리조상들을 여러 번 죽이고 있다. 환경파괴 주 요인도 되며, 국토개발에도 장애요인이 되고 일부계층의 불법호화분묘는 계층간 위화감까지 조성하고 있다. 이는 국토활용의 비효율성을 가져올 뿐더러 많은 사회적문제로 나타난다. 그리고 수목이 없는 묘지는 산사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납골장도 매장의 국토 활용 비효율성을 인식한 정부의 화장 장려정책에 따라 급속하게 보급되었다. 그러나 일부제도미비로 봉안묘와 봉안탑의 과도한 석물사용, 그리고 일부종교단체의 납골시설 편법운영과 과도한 비용 등으로 환경훼손과 봉안시설 관리에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또한 납골은 매장에 비해 많은 유골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지만 주민 반대가 심하고 석조물 등을 과다 사용한 지상돌출형이 많아 방치하면 흉물이 되어 묘지보다 더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다. 그리고 오래된 유골과 관리소홀에서 나오는 벌레들로 인한 문제점들은 이미 뉴스에 보도된 바 있다. 또한 호화 대형납골당의 난립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매장문화와 납골문화의 공통문제점은 자연환경 훼손, 산자만을 위한 호화로운 시설, 높은 비용, 상업주의 만연에 따른 투기와 사기 등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비용도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자연장의 장례문화는 더욱 절실한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추석명절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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