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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원숭이가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은? 2018-01-06 20:09:29

2006-09-08            1416

봄에는 도쿄를, 여름에는 북경을 다녀왔다. 두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느꼈던 것은 자전거가 참 많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역 주변과 백화점 그리고 할인점과 학교 심지어 동네 슈퍼 앞에도 자전거가 넘쳤다. 아마 일본과 중국에서는 자전거 못 타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들에겐 자전거가 생활의 일부이다. 현대에 있어서 자전거 타기는 건강과 환경을 생각해 더 많이 이용하기도 하지만 생활 속에 있어서 기동력을 필요로 하는 기구이자 편리한 도구가 되었다. 이제 우리나라도 근래에 와서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지만 도쿄나 중국과는 비교도 안 된다. 누군가 그 이유를 지형문제라고 했다. 일본과 중국은 분지로서 평지가 주이기 때문에 자전거 타기에 무리가 없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일리는 있다. 우리나라는 수도인 서울만 하더라도 사방이 크고 작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서울이나 지방의 대학교들만 보더라도 대부분 오르막이나 내리막이어서 학생들 또한 자전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이렇게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평지라서 그렇다 산지라서 그렇다 하면서 오르고 내리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요즈음 언론지상을 통해 많이 보여 지고 있는 권력자와 CEO 그리고 일부 공인들이 올라가는 방법만 연구하고 어떻게 내려올 것이지는 전혀 연구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사람들은 정상에 올라가면 영원히 그 위에서 살 것만 같은 오류에 빠진다. 산이나, 우리 몸 크기인 자전거나 오를 땐 다치거나 추락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러나 내려올 때 다치기가 가장 쉽고 위험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성공이 화두인 시대, 그래서 자기계발 책들이 무수히 팔리고 있지만 누구도 성공한 뒤에 내려오는 법을 일러주지는 않는다. 인생에 있어 성공이라는 목표점이 없다면 방황할 수 있고 성공에 집착하면 자멸하게 되기도 한다. 자전거도 올라타면 내려오는 법을 알아야 탈 수 있는 것이다. 산도 오르면 내려올 때 더 조심하여 끝까지 긴장을 놓치면 안 된다. 얼마 전까지는 자기 위치에 걸맞지 않게 일부 허황되고 낭비를 일삼는 된장녀 이야기가 인터넷을 뜨겁게 장식하였다. 신분상승을 꿈꾸는 그 뒤를 이어 언론인이라는 공인임에도 불구하고 백마 탄 왕자라고 생각했는지 정리조차 하지 않은 채 2개월 만에 말 잔등에 훌쩍 올라타고 가버린 언론인이 있었다. 물론 표현하는 세대라지만 너무 좋아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은 가볍기까지 했다. 그리고 정치적으로는 바다이야기로 올라탄 파도는 곧 포말로 변할 것을 이미 시민들은 먼저 알고 있었다. 곧 무너져 내릴 것 같아 참으로 조마조마했었다. 그 바람에 서민들만 피해를 보게 된 사건은 또 얼마나 큰 상처가 되었는가. 지방자치제로 인한 민선의원들은 줄을 잘 선 덕을 자신의 능력인양 올라타고 호기를 부리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망신살에 들고도 깨닫지 못하고 더 오르려고 하는 일부 정치인들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이기적인 치부에서 나온, 보이고 싶어 하고 보이려고만 하는 치기에서 나온 결과이다. 이렇게 오르는 방법들에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지만 내려오는 법을 몰라 추락사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산은 오르는 것이지만 하늘의 입장에서는 산은 내려가는 길이라고 했다. 진정한 성공은 하늘의 이치와도 통해야 하듯 원숭이가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는 건 내려오는 법을 터득했기 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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