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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술에서 길을 만나는 사람들> 2018-01-06 21:12:47

2006-11-29 1292

가을의 풍성함이 겨울로 이어지는 길목까지 동행한다. 오곡백과가 무르익고 겨우내 저장 해도 될만한 과육을 가진 과일 수확이 있어서도 그렇지만 온통 문학행사와 미술전시행사들 그리고 음악회들과 각종 시상식들이 줄을 잇고 안내장들이 여기저기서 날아든다. 10월이 문화의 달이라고 하지만 실제 가을과 겨울이 바턴을 잇는 11월, 12월도 문화의 달이란 생각을 한다. 예술가들을 만나면 그 안에서 길을 만나고 있음을 본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재능이 되었다고, 그것이 돈이 되고 생활이 되었다고 한다. 평생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그것이 생활이 될 수만 있다면 그보다 행복한 일은 없을 듯 하다.

강남의 한 겔러리에서 많은 미술인들을 만났다. 일년 내내 열정을 불사르고 그래도 미흡한 듯 수줍게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목소리는 겸손하기 이를 데 없다. 미술전시회에 가면 글로 표현되는 문학과는 달리 문자로 표시되지 않은 언어를 창작해 내는 작업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미술은 현재에 대한 물음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예지와 희망을 담고 있는 지극히 현재적 의미의 미래지향적 성격의 예술장르이다. 혼신의 힘, 열정을 다하는 것은 미술가 자신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작품들이 우리의 일상적 삶의 공간과 환경 속에 자리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존하며 공유될 수 있어 마음의 상을 재현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실제 좋은 미술작품은 누구나 공감하는 마음의 상을 재현해 주는 것일 것이다.

미술가들에게 미술활동은 단순히 표현하는 활동이라기보다 받아들이고 되돌려주는 행위일 것이다. 재료와의 만남이 그렇고 감상하는 대중들과의 만남이 그렇다. 그 후에 일어나는 일들은 대중과 함께 하도록 내어보내는 일일 것이라 생각한다. 미술은 항상 우리 주위에 있다. 그러나 미술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들 외에는 누구나 쉽게 다가오지 못한다. 이번 미술전시회도 말 그대로 전시회였다. 미술애호가들이나 관심 있는 일부사람들만의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들! 지인들이나 애호가들이 다녀가고 나면 덩그마니 외로움 속에 빛을 내고 있는 작품들! 그래도 작품자체의 혼이 살아있어 그들만의 세상 속에서 그들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미술가들은 그 이야기를 듣는다고 한다.

미술전시회를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예술을 지향하고 무엇보다 예술이 대중화 예술의 총체화를 추구하고 예술의 가치를 일반인에게 전달하여 대중들과 교감하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장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야 미술인이 사명감을 가지고 창작인으로서 가치를 담아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누군가 미술은 미술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자신이 서있는 곳에서 바라보이는 것 모두가 미술이라고 했다. 그렇다.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들은 글감이 되고 미술작품이 된다.

미술가들은 그림이 자신을 도전하게 만든다고 한다. 그만큼 미술, 문학 등 모든 창작은 도전에서 위대한 창작물이 나오는 외로운 작업이다. 그러므로 깊어가는 이 가을날 창작인들이 의욕 나서 작품으로 가치를 드러낼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면 했다. 그 발길은 특히 초 중 고등학생이었으면 한다. 어른인 필자도 그 안에서 많은 생각을 하고 새로운 길을 발견하는데 하물며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이야 더 무엇을 말하겠는가? 단어하나 더 외우기보다 봉사활동 20시간 채우기처럼 음악회, 전시회, 박물관 체험을 의무적으로 하는 시간이 주어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학생들은 미술, 음악, 문학행사체험에서 자신의 길을 만나 그 길에서 자신의 목표를 정해 나갈 것이라 확신한다. 사람에게는 외롭고 힘겹고 고독해 질수록 도전하게 만드는 힘이 더 크게 주어진다고 한다. 겨울이 다가오는 길목에서 움츠리지 말고 더욱 도전하고 힘차게 기지개 펴 볼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을 찾아나서 보는 것도 의미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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