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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본질적인 삶을 추구해야할 사람들 2018-01-06 21:31:02

2007-01-24 1199

며칠 전, 일제말기 한국인들이 일본인들을 가해한 가해자로 묘사하여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일본인의 자전소설 요꼬이야기가 미국 내 여러 주에서 중학교 교재로 사용되고 있어 그것을 배울 수 없다고 등교를 거부한 유학생 이야기가 있었다. 그 책은 우리나라의 한 권위 있는 출판사에서 버젓이 번역 출판되어 시중에 판매되고 베스트셀러까지 되었다. 그로 인해 그것을 출판한 출판사와 번역인이 질타를 받고 있다. 깊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로 상처 받는 피해자가 생겨난다면 그것은 큰 문제다. 그것을 모르는 문학인의 자질도 문제이고 아무것이나 출판하고 번역하는 사람들도 문제다. 특히 글을 창작하는 사람들의 힘이 절실한 요즈음, 자신이 쓰고 싶은 대로 써 내는 것을 누가 뭐라 할까마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생명이 존재한다. 검불하나에게도 부여되는 역할이 있듯……,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필의 힘은 시대가 어려울수록 그 힘은 더 강해져야함에도 돈이 된다면 물불을 안 가리는 황금만능주의! 이럴 때일수록 암울한 민족의 현실을 극복하려는 자아성찰의 詩세계를 보여주었던 시인 윤동주님이 떠올려지곤 한다.

시인 윤동주! 일제 말기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그는 어두운 시대 상황에 놓여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괴로워한 사람이었다. 당시시대의 흐름은 많은 지식인들에게 자아에 대한 고민을 던져줄 만 했다. 일본이 조선의 주권을 장악하고 있을 때 자신이 일본의 무리에 영합해야 하는지, 소신껏 항일 운동을 전개하는 지식인의 자세를 가질 것인지 지식인들은 끊임없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지식인의 대부분이 좋은 머리를 바탕으로 일제의 정부 기관으로 속속들이 편입될 당시 상황에서 윤동주 시인은 출세의 유혹을 떨쳐냈다. 릴케와 키에르케고르의 실존주의 사상에 영향을 받은 그는 언제나 본질적 삶을 추구하는 자세를 보여주었다. 이는 그의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전반적으로 드러난다. 일본의 군국주의에 반대하고 기독교적 사상으로 부드러운 저항시를 썼던 그는 힘으로 고난을 헤쳐 나가기보다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에 대해 먼저 깊이 고민하고 그 고민을 통해 인생의 해답을 찾아냈다. 윤동주 시인도 초기에는 평화롭고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주로 읊었다. 그러다가 1937~38년부터 시대와 사회에 대한 고뇌와 갈등을 읊기 시작했다. ‘별 헤는 밤’이나 ‘참회록’에서 나타나는 자아성찰과 미래를 향한 낙관적 의지, 실존적 윤리의식으로 이어지는 시인 윤동주! 그의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모두 윤동주 사색의 결과물들이 응축되어 전달되는 최종 목적지로서의 역할을 한다. 아름다운 실존주의 시인으로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감옥에서 생을 마감한 그의 작품들은 지금까지도 그의 순수한 마음을 동경하는 많은 학생들의 마음에 아름다운 별을 심어주고 있다. 그의 친구들이 쓴 회고록을 보면, 윤동주는 활기차지는 않았지만 깨끗하고 정직하여 인생의 깊은 의미를 찾아 떠나는 사람과도 같았다는 이야기가 수 없이 많다. 그는 사상이 무르익기 전에는 시를 쓰지 않았고, 친구들이 그동안 쓴 시를 보여 달라고 하면 조용히 노트에 휘갈겨 쓴 완성되지 않은 시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세상이 혼탁할수록 글 쓰는 사람들, 글을 번역하는 사람들, 책을 출간하는 사람들의 사명감은 더욱 남달라야하고 어떤 힘에도 좌지우지 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문필의 힘이라도 믿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 있도록, 글을 쓰고, 번역하고, 그것을 책으로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가지는 자존심이 높아져주기를 희망한다. 시대를 잘 읽고 어두우면 희망을 노래하는 글을 써야하는 것이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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