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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추억의 7080 빅 콘서트 2018-01-06 18:48:01

2006.05.24.   조회 1588

“반갑다 친구야!” 정말 반가운 친구들이었다.

지난 5월 20일 토요일,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에서 추억의 7080 빅 콘서트가 있었다. 대학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했던 ‘젊은 미소’의 건아들, 포근함과 경쾌함이 묻어나는 ‘집시 여인’의 이치현과 벗님들, 84년 대학가요제의 대상을 수상한 ‘눈물 한 방울로 사랑은 시작되고’의 이유진, 우리나라 최고의 통기타에 속했던 ‘사랑으로’의 해바라기, 대형가수의 작은 거인, ‘못다 핀 꽃 한 송이’의 김수철과 작은 거인들! 그들의 외형에서는 세월의 흔적은 지울 수 없었지만 성량과 열정은 그대로였다. 자고 나면 급변해 있고 너무 새로운 것만을 지향하는 현실에서 추억으로의 시간 여행을 가기는 그리 쉽지 않다. 옛 추억을 더듬어 찾아간 장소들은 이미 빼곡히 아파트와 공장들이 들어서 옛 추억은 흔적이 없다. 그러나 온전하게 추억을 되짚어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여행중 가장 리얼하게 체험할 수 있는 것이 음악여행이다. 7080년대에서는 그 세대의 문화체험에 있어 음악이 가장 밀접하였었지만 어느 사이 저만치 밀려나고 말아 한동안 7080세대들은 문화소외층으로 분류되었었다. 그러나 지지난해 ‘7080 콘서트’라는 제목의 특집 쇼 프로그램이 TV를 통해 방영되면서부터 의외의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프로그램 덕분에 비슷한 컨셉의 공연이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7080세대들의 감성을 끌어내어 어느 지역을 가나 이제 7080 라이브 음악 카페 간판들이 눈에 띄고 이제는 제법 가장 잘 팔리는 문화상품의 하나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7080세대와 가요활동을 했던 가수들 그리고 가요문화를 위해서도 참으로 잘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조금씩 머리에 서리가 얹혀지는 7080세대들은 낭만이 가득했던 그들만의 전성기를 끊임없이 그리워한다. 이런 그리움과 문화적 갈증에 단비를 뿌려줄 만큼 그들은 가수라는 자존심의 열정들을 충분히 발휘하여 열창을 했다. 친숙한 멜로디와 부드러운 통기타 선율들! 7080년대 추억의 명곡들로 따스한 5월의 주말을 낭만으로 수놓았던 “7080콘서트”는 반가운 인기스타들과 만나 그 시절의 향수를 이야기하는 토크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근간의 소식을 전하며 7080의 낭만이 2시간 30분을 넘어서면서까지 이어졌다. 7080년대를 거치면서 새롭고 신선한 음악장르를 정착시켰던 대학가요제의 추억의 학창시절을 보낸 30,40대에게 향수어린 공연이었다. 정신없이 달리다 문득 뒤돌아보는 나이가 되면서 자신도 모르는 향수에 빠지게 된다. 먼지 쌓인 추억들 한 편에 잊혀진 듯 잊혀지지 않는 젊은 날의, 노랫말도 가물거리는, 그 노래를 기억 속에서 꺼내 함께 흥얼거리면 피곤한 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7080년대 격동의 세월을 함께 지나온 동지애는 관객들을 하나로 묶는데 충분했다. 인생의 장미 빛 나날인 20대를 사회적 억압에 눌려 제대로 펴보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그들의 문화적 정체성은 어느 세대보다 견고했다. 영화, 뮤지컬 그리고 7080 콘서트 이것들에서 나타나는 중년층의 열렬한 지지는 젊은 층만을 위한 문화가 주류를 이루는 현재에 과거세대를 아우르고 있어 문화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요즈음 우리 7080세대들은 자신은 어떤 사람이며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 무엇에 가치를 두고 있는지 정체성의 위기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공연을 통해 긴박하게 돌아가는 삶의 궤도에서 잠시 여유를 가지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 중장년층의 공감과 감동과 회상으로 그 시절의 추억과 향수 그리고 세상사는 이야기로 지친 마음에 풍요를 느끼고 그 시절로 돌아가는 향수를 가져보는 여유는 사치스럽더라도 한 번쯤은 느껴볼 수 만 있다면 느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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