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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서양의 사고방식 차이 -문화칼럼 정기기고문 2018-01-06 18:46:00

2006-05-17   조회  1243

지난 5월 11일 독일월드컵 최종 엔트리 23명 명단이 발표되었다. 이는 전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만큼 그 과정의 궁금증으로 열기 또한 대단해서 우리나라의 국기는 역시 축구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아드보카트는 대표팀 선발을 위한 기준을 개개인 능력뿐만 아니라 조직력을 최우선으로 하여 최상의 팀을 만들기 위해 공격과 수비 능력 그리고 멀티 능력을 고려해 뽑았다고 밝혔다. 차두리와 송종국을 사이에 둔 차범근 감독의 운명적인 아이러니와 골기퍼 김병지와 김용대의 뒷이야기 등 명단이 발표 된 뒤 많은 사연들이 있었다. 그러나 필자가 여기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번 발표를 통하여 서양과 우리 사고방식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어 거론해보고자 한다. 사고방식에 있어 우리는 혈연과 지연, 학연 등으로 연결된 정(情)의 사회이고 서양은 정보다는 냉정한 분석 후에 개인의 능력을 중시하고 그 이유에 대해 우회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발표하는 차이를 보인다. 이번 발표는 충격 아닌 충격이었지만 누구든지 긍정할 수밖에 없었다. 명단 발표 뒤에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살펴보면,
실망하고 있는 탈락자들에게 전할 메시지를 물었을 때 아드보카트는 “나는 그들이 왜 실망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싸늘한 답변을 했다. 그의 표정에는 탈락자들에 대한 연민이나 안타까움 따위는 없었다. 더 나아가 “그들은 그동안 실력을 보여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이 축구이며 인생”이라 했다. 물론 이 말은 우리의 정서상 문제가 될 것을 감안하여 통역자가 “선발되지 못한 선수들은 많이 실망했겠지만 그게 축구이며 인생이다. 다음에는 선발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하라” 는 표현으로 완화해서 발표되었다. 신문에서는 그가 한 말을 두고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 비정한 사람“이라 표현했지만 서양의 사고방식으로는 당연한 것이었다. 그리고 리더는 ‘이영표’ 라고 발표했을 때 우리의 정서상 아마도 나이가 많은 최진철이나 이운재가 선택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국민들과 언론은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뛰어난 실력으로 세계 최고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몸담고 있으며 후배들의 존경을 받고 있으므로 2002년에 홍명보가 팀을 이끌었던 것보다 더 나은 상황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이영표의 어깨에 힘을 실어주었다. 서양사고는 역시 실력이 우선임을 재차 확인시켜 주었다.
아드보카트는 평소 유머도 뛰어나고 성격도 원만하며 재치 넘치는 사람으로 평가되었었다. “엔트리 99%는 완성되었고 1%만 남았다”며 ‘매직 넘버’를 던졌을 때만해도 부드러움이 있었지만 엔트리 발표 후의 자세는 비정한 면이 엿보였다. 경쟁 논리에 이의를 달지 말라는 뜻을 한국 선수들에게 명확하게 전달 한 것이었다. 그리고 발표를 마치면서 이미 선정된 대표 선수들에게 “다른 선수들이 자기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고 마지막으로 비수를 한 번 더  꽂으면서 끝까지 방심하지 말 것을 전하는 것에서 역시 일류 승부사는 틀리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혹자 중에 아드보카트감독이 히딩크보다 더 무섭다고 한 이유가 바로 이점이 아니었나한다. 하나의 조직은 개인의 실력과 조직력이 하나로 일치할 수 있었을 때에만 최상의 결과를 창출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대표 선수를 선발함에 있어 인정, 학연, 지연을 배제하지 못해 많은 문제를 가져 왔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부터는 정보다 실력을 우선하다보니 선수들 간에도 선의의 경쟁을 통한 실력 향상으로 이어졌고 좋은 팀웍을 이루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이번에도 선의의 경쟁과 함께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여 조직력에서나 개인기량의 일치로 2002년 월드컵 4강에 버금가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 믿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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